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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SK지오센트릭은 투자사의 IPO 소식에도 시큰둥한 분위기다. 회사는 "당사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의사 결정이 지연되곤 있지만 엑시트를 고려하는 만큼 투자 지속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화학적 재활용, 이 중에서도 열 분해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지분 투자를 단행했지만, 당시와는 상황과 계획이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SK지오센트릭은 에코크레이션의 전범근 대표(지분율 34.39%)에 이은 2대 주주로, 올해 3월 말 기준 지분 24.77%를 쥐고 있다. 2021년 3분기 중 68억원을 투입해 에코크레이션 지분 25%를 취득했다가 조금씩 처분하면서 최근 지분율을 보유하게 됐다. 애초 전략적 투자 목적의 지분 매입으로, 열 분해 플랜트 조 밸류 체인 내 시너지 창출을 위한 포석이었다. 에코크레이션은 열 분해 시설 공급사다.
그러나 지금은 사실상 실패한 투자로 평가되고 있다. 일단 투자 자산의 가치부터 큰 폭 하락한 상황이다. 보유 지분의 최초 취득 시점 장부가는 69억원이었지만 이젠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투자 손실(70억원)이 원금을 초과해 지난해 2분기부터 지분법을 적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의 경영 성과를 살펴봐도 올 1분기 영업 적자(17억원)가 매출액(10억원)보다 컸다.
이와 함께 SK지오센트릭의 화학적 재활용 사업 진출은 작년 이래 중단된 터다. 친환경 기업의 비전을 담은 '지구 중심'이란 의미의 사명도 무색해진 상태다. 울산에서 추진했던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 단지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설립은 여전히 재검토 단계로,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부지 정지는 완료했지만 건물 시공에 있어서는 첫 삽을 채 뜨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에코크레이션이 SK지오센트릭, SK이노베이션과의 거래로 일으킨 매출이 2023년 1억원에서 2024년 4억원대로 확대된 것도 이연 등에 따른 회계상 변화일 뿐 실제 거래는 없다시피 했다는 게 SK지오센트릭의 설명이다.
최대 투자자와 엇박자가 나니, 에코크레이션에서도 IPO를 통해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회사는 공모 자금을 생산 설비 확충과 직매장 설치 등에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금이 작년 말 기준 11억원에 불과하다.
보유 현금 뿐만 아니라 재무 전반이 열악한 상황이다. 작년 말 기준 자본(-152억원)이 음수인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감사 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영업 흑자를 달성한 적 없으며, 결손금 누적으로 2023년부터 자본 잠식에 빠졌다.
과도한 채무 부담에도 시달리고 있다. 보유 현금은 11억원인데, 부채는 무려 724억원이며 그 질도 좋지 않다. 부채의 대부분(93.5%)이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유동 부채(677억원)다. 채무 상환 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유동 비율이 21.6%인데,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같은 기간 갚아야 하는 부채의 21.6% 밖에 안된다는 이야기다.
특히 전환 사채(CB)의 비중이 상당한 점도 IPO의 주요 배경으로 볼 만하다. IPO 흥행 시 CB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를 지원하거나 조기 상환 청구 등 리스크를 틀어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CB는 사채지만 향후 채권자의 전환권 행사 시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에코크레이션의 발행 CB는 작년 말 기준 213억원으로, 부채의 29.4%에 해당한다. 이 중 114억원은 올 4월 상환 만기가 도래했지만, 나머지 100억원은 오는 8~9월까지 갚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