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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추락하는 기술주…19일 엔비디아 실적, AI 버블 논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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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1월 14일 17:29 권성희 기자 |
| 추락하는 기술주…19일 엔비디아 실적, AI 버블 논란 분수령 |
미국 증시가 13일(현지시간) 한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AI(인공지능) 버블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예민한 상황에서 오는 12월 금리 인하 전망이 50% 수준으로 낮아지자 매도세가 촉발됐다.
AI 호황과 금리 인하 기대는 올 하반기 미국 증시를 사상최고가로 끌어올린 양대 동력이었는데 최근 둘 다 흔들리며 증시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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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위원 잇달아 금리 인하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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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은 오는 12월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쉬어가야 한다는 매파적 입장을 잇달아 시사하고 있다.
이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과도하게 통화 완화적이 되지 않고는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제한적"이라며 "우리는 신중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살렘 총재는 올해 FOMC 투표권자이다.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이날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때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목표치(2%)로 낮추기 위한 지속적인 압력 차원에서 통화정책을 다소 제약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먹 총재는 내년 FOMC 투표권자이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리는 전날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리스크 사이에 균형을 잡기 위해 당분간 통화정책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12월 금리 동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콜린스 총재는 올해 FOMC 투표권자이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지난 7일 현재 금리는 경제에 "다소 제약적"이라면서도 "중립금리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만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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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금리 인하 전망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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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위원들이 잇달아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다음달 금리 인하 전망은 잠시 50%를 하회했다가 52% 수준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이는 전날 62%나 일주일 전 67%에 비해 대폭 낮아진 것이다.
에드워드 존스의 투자전략 팀장인 모나 마하잔은 "투자자들은 연준이 앞으로 수개월간 좀더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이것이 매도세를 강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은 증시 전반을 강타하면서 전날까지 이틀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다우존스지수까지 1.7%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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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매 끝나고 주식 전반 매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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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들어 AI 버블 논쟁이 가열되자 기술주에서 일부 차익 실현이 이뤄지며 헬스케어 등 그간 랠리에서 소외됐던 전통산업으로 순환매가 일어났지만 금리 인하 연기론은 순환매마저 무너뜨렸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간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가치주의 강세에 자금이 증시를 떠나지 않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12월 금리 인하가 무산될 경우 주식 전체에 대해 비중축소 움직임이 촉발될지 주목된다.
기술주 조정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지난 3일 이후 3.6% 이상 떨어지며 지난 4월4일 상호관세 충격 이후 가장 큰 2주 하락률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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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끌어다 데이터센터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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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 버블 우려가 고조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부채를 통한 AI 투자에 대한 우려다. 그간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AI 투자를 부채가 아니라 영업 현금흐름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버블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메타 플랫폼스는 루이지애나주에 하이퍼리온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면서 총 300억달러의 투자자금 중 287억달러를 외부에서 조달했다.
메타는 자기자본 13억달러에 자산운용사인 블루 아울 캐피털의 자금 30억달러를 투자받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이 법인이 연 6.58%로 27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하도록 했다. 270억달러의 채권은 SPC가 발행한 것이기 때문에 메타의 재무제표에는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메타는 하이퍼리온 데이터센터에 입주해 블루 아울과 설립한 SPC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이 임대료는 채권 원리금을 갚고 블루 아울에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사용된다.
메타가 임대 계약을 해지하면 데이터센터를 매각해 채권자에게 빌린 돈을 갚고 블루 아울에 투자원금을 돌려준다. 중요한 점은 데이터센터 매각대금이 채무와 투자원금에 미치지 못하면 메타가 모자라는 금액을 보전해주기로 했다는 점이다.
메타로선 막대한 부채가 회계장부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보증 의무를 지는 것이다. 메타는 이와 별도로 지난 10월에 300억달러의 회사채도 발행했다.
오라클과 오픈AI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미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30개가 넘는 금융회사에서 5년 만기로 380억달러의 자금을 대출받았다. SPC를 설립해 대출받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금리는 연 6.4%다. 대출 원리금은 데이터센터 임대료로 상환한다.
네오클라우드(AI 전용 클라우드 회사)인 코어위브는 대출과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아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임대해 돈을 번다. 문제는 부채에 의존해 매출 성장을 일으켜왔기 때문에 재무 구조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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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가상각 기간 늘려 이익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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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GPU(그래픽 처리장치)의 감가상각 기간을 연장해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는 의혹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인 마이클 버리는 최근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오라클 등이 GPU 등 컴퓨팅 장비의 감가상각 기간을 3년에서 5~6년으로 늘렸다며 이는 이익을 부풀리기 위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3억달러의 컴퓨터 장비에 감가상각 기간을 3년으로 적용하면 매년 1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6년으로 적용하면 비용이 연간 5000만달러로 줄어든다.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해당 연도 이익은 늘어나게 된다.
반면 감가상각 기간이 늘어난 이유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엔비디아의 AI 칩인 A100은 2020년에 처음 도입됐는데 지금도 주요 클라우드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버리의 주장에 100% 동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그간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가상각비로 인해 앞으로 이익률이 크게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감가상각 기간을 늘린 만큼 AI 자본지출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오래 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막대한 부채와 감가상각비 논란으로 불거진 AI 버블에 대한 우려는 AMD, 코어위브, 시스코 시스템즈 등 기술기업들의 AI 실적 급증세에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19일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AI 버블론을 가라앉히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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