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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신약개발·장기이식…`미니 돼지` 연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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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01월 18일 04:10 신찬옥 기자 |
| 신약개발·장기이식…`미니 돼지` 연구의 꿈 |
질병으로 망가지거나 노화된 장기(臟器)를 다른 장기로 대체하면서 살 수 있는 날이 올까.
아직은 요원한 꿈이지만, 세계는 지금 이종(異種) 장기이식 연구에 한창이다. 각막, 췌도, 심장과 신장은 물론 폐와 간까지 연구 분야도 다양하다. 사람의 장기를 대체할 후보로 글로벌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동물은 미니돼지다. 장기 크기가 사람과 비슷하고, 해부생리학적 데이터가 사람과 매우 흡사해서 이용할 수 있는 분야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각막 이식은 실제로 중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중국 의료진이 돼지 각막의 일부(간질층)를 환자에게 이식한 결과 큰 이식 거부 반응 없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국 정부가 돼지 각막 사용을 허용하면서 지금까지 100여 명이 시력을 되찾았다. 당뇨 환자를 위한 췌도 이식도 연구 속도가 빠른 분야다. 최근 우리나라 바이오이종장기사업단이 2018년 하반기쯤 법적 기준이 마련되는 대로 국내 최초로 당뇨 환자 2명에게 돼지 췌도 이식수술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미니돼지, 마우스 실험 대체재로 급부상
미니돼지는 지금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은 물론 새로 개발된 의료기기나 생체의료기술, 인공피부, 화장품 등도 사람에게 안전한지, 독성은 없는지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하기 전 동물 테스트는 필수다. 현재 신약 개발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마우스(생쥐)와 랫(쥐) 등 설치류와 개, 원숭이, 미니돼지 등 중대 동물이 있다. 그중에 윤리적·경제적 문제를 감안할 때 대체재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미니돼지다.
신약 개발 실패를 줄이기 위해 설치류와 함께 중대형 동물인 미니돼지 활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송봉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등에서 미니돼지를 이용한 비임상시험 결과를 인정하고 있는 등 미니돼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무균 미니돼지에서 생산한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니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한 전 단계로 영장류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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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미니돼지 연구·자원 확보 경쟁 중
미니돼지는 멧돼지나 식용 돼지들 중 크기가 작은 돼지들의 종자를 오랫동안 사육해 개량한 종으로, 형질이 고정된 돼지를 말한다. 현재 글로벌 실험용 미니돼지 시장은 덴마크 엘레가드사와 미국 싱클레어사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 토착형 미니돼지도 10여 년간의 품종 개량 끝에 결실을 맺었다. 국내 바이오기업 메디키네틱스가 만든 '마이크로 피그'다. 이 회사는 5개 타입의 종을 확보해 2종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등재해 고유종으로 등록까지 마쳤다. 연내 2종을 추가로 등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로 이제 세계 각국의 생물자원을 활용하려면 사전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용 시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메디키네틱스의 특허 등록은 미래 의학 연구에 중요한 생물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
최선덕 메디키네틱스 대표는 "우리 '마이크로 피그' 품종 등록 소식에 수입산 미니돼지로 연구해야 했던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더 기뻐했다"면서 "국내 최대 대량생산시설과 청정 무균돼지 생산 시스템(SPF)을 갖추고 맞춤 미니돼지를 공급해 한국 임상 연구와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바타 미니돼지' 가치 수천억·수조 원
미니돼지는 향후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수천억 원, 수조 원의 가치를 지닌 산업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질환 모델'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사람의 질병과 원인, 증상 등이 유사한 실험동물을 만들어 적절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메디키네틱스는 질환모델에서 한발 더 나아간 '질병재현모델' 만들기에 도전한다. 환자의 암세포를 쥐에 이식해 아바타 마우스를 만드는 것처럼, 사람의 질병을 그대로 재현한 실험돼지를 만들어 맞춤치료 연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마우스 모델은 크기와 해부학적 특성이 인간과 너무 다르고, 수명이 짧아 장기간 모니터링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질병을 그대로 재현한 '아바타 미니돼지'가 개발되면 신약 개발과 맞춤 치료는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수 메디키네틱스 임상수탁연구(CRO) 센터장은 "이미 1·2형 당뇨와 고혈압, 심근경색, 파킨슨병 등의 질환 모델 돼지의 제작 경험이 있으며, 메디키네틱스만의 표준 생산절차(SOP)를 완성했다"며 "향후 유전자편집기술과 면역결핍 돼지를 활용해 다양한 환자 개인 맞춤형 암 모델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유전자를 변형시킨 유전자 변형 동물질환 모델이 아니라 2차적으로 수술과 약물유도 등을 통해 인간의 질병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는 인간질병 재현모델을 만든다는 목표다. 최 대표는 "산학연, 병원 등과 손잡고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과 여러 질환모델 개발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 회사의 목표는 전임상(동물실험)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준을 만들고, 국내외 제약사와 의료기기 회사 등의 CRO를 전담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이종(異種) 장기이식 : 동물에서 떼어낸 각막, 심장, 신장 같은 장기를 종이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 미니돼지는 장기 크기가 사람과 비슷하고 생리해부학적으로 가까워 이식용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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