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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02일 16:56 김소영 기자

"재벌이 국공립유치원 보내나"…"여왕의 집", 폄하 논란 사과

'여왕의 집' 제작진은 2일 공식 홈페이지에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비하 의도는 없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앞서 지난달 28일 방영한 '여왕의 집' 1회에선 재벌가 손주의 유괴로 가족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아이 외할머니 '노숙자'(이보희 분)는 재벌가 사돈이자 아이 친할머니 '최자영'(이상숙 분)에게 "돈도 많은 재벌집에서 국공립 유치원을 보냅니까" "애초 비싼 사립 유치원에 보냈으면 이런 사달은 안 났다" "외손주라고 괄시하는 거냐"고 울면서 따졌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엔 KBS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시청자들은 "모욕적이다" "편향적이고 부적절한 묘사" "공공 교육기관에 대한 혐오다" "국공립 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부모들까지 무시한 발언"이라며 분노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 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해당 설정과 대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국공립 유치원의 안전성과 교육적 가치를 폄하하고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공립 유치원을 자녀 유괴와 연결시키고 '값싼 선택'이라는 왜곡된 인식으로 묘사하는 설정은 유아 공교육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국민의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유치원교사노조는 KBS 측에 공식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공공성과 공정성, 교육적 가치에 대한 책임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일자 '여왕의 집' 제작진은 "시청자 의견과 국공립 유치원 교사들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향후 콘텐츠 제작 시 공교육과 교육기관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현재 모든 매체에서 '여왕의 집' 1회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지시켰다"며 "향후 문제 된 대사는 삭제해 KBS 홈페이지와 VOD, 웨이브 등에 다시 업로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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