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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13일 16:52 변휘 기자

교황 레오14세 "유대인과 대화·협력"…가자전쟁 후 "관계복원"

가자지구 전쟁으로 교황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새로운 교황 레오14세가 "유대교와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

미국 유대인위원회 종교간 문제 담당이사인 노암 마란스 랍비는 12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X에 미국 출신의 신임 교황 레오14세가 보내 온 서한을 올렸다.

레오14세는 서한에서 "전능하신 하느님의 도우심의 의지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노스트라 아에타테((Nostra Aetate)' 선언 정신에 따라 (가톨릭) 교회는 유대인들과의 대화 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노스트라 아에타테는 교황청이 1960년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채택한 '비(非)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이다. 이는 예수의 죽음에 대한 유대인의 집단적 책임이라는 개념을 거부하고, 비기독교 교회와의 대화를 촉구한 내용이다.

앞서 요한 바오로 2세(1986년)와 베네딕토 16세(2010년), 프란치스코(2016년) 교황도 각각 유대교 회당을 찾아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레오14세도 전임자의 의지를 계승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교황청 소식통을 인용해 마란스 랍비가 오는 18일 레오14세 교황의 취임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전 세계 유대인 지도자들 10여명도 함께 자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반유대주의를 자주 규탄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이 집단 학살에 해당하는지 국제 사회가 조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스라엘 대표단은 바티칸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이끌었는데, 로이터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자지구 발언 때문에 의도적으로 대표단의 '급'을 낮춰 구성했다"고 전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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