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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14일 20:08 김종훈 기자

트럼프, 시리아 임시 대통령 만나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요구

중동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한 것은 25년 만이라고 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초청으로 알샤라 대통령과 회담했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수교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에 시리아도 서명할 것을 제안했다. 시리아도 이스라엘과 수교하라고 요구한 것.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중동 간 관계 정상화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진다. UAE에 앞서 이집트와 요르단이 먼저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었는데, 두 국가는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었기 때문에 분쟁 방지가 수교의 주 목적이었다. 나머지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을 되찾아야한다면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조차 하지 않았다.

UAE가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한 것은 팔레스타인 해방보다 이란의 위협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년 핵무기 폐기를 위한 이란 핵협정(JCPOA) 탈퇴를 선언한 이후 이란은 국제사회 감시를 사실상 거부한 채 농축우라늄 비축량을 늘렸다. 뿐만 아니라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을 공공연하게 후원했다. 이란의 행보는 아랍국가들에 부담이었고, 특히 걸프만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대치하면서 영토 분쟁을 겪는 UAE에게는 위협이었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란을 공공의 적으로 보는 미국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이스라엘은 오랜 기간 시리아와 적대 관계였다. 이스라엘은 1960년대 중동 전쟁 때부터 골란 고원을 두고 시리아와 분쟁을 지속했고, 이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전쟁 때도 시리아와 타격을 주고받았다. 이 기간 시리아 뒤에는 이란이 있었다. 그러나 이란 후원을 받던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알샤라 대통령이 이끈 반군으로부터 축출 당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샤라 대통령이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쪽에 몸 담은 전력이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리아 제재 전면 해제를 약속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시리아 제재를 해제해도 되느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해제에 나선 것은 중동에서 이란을 고립, 압박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샤라 대통령과 회담한 직후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담에서 "이란과 협상하고 싶지만 그러려면 이란이 테러 지원을 중단하고 핵무기 보유를 포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리야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란은 가장 파괴적 세력"이라며 "이란이 미국과 협의를 거부한다면 이전에 했던 것처럼 최대 압박을 가해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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