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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1일 09:52 정혜인 기자

"닛산, 포드-SK온 합작공장 공유해 트럼프 관세 부담 해소"

포드와 SK온의 미국 켄터키 합작공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 차량에 사용할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사업을 축소하려는 포드와 미국산 배터리 사용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담을 해결하려는 닛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포드의 전기차 사업 축소로 경쟁사인 닛산이 미국 내 포드의 주요 배터리 공장 일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SK온과 합작으로 설립한 켄터키 공장 중 한 곳에서 닛산용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 포드는 전기차에 대한 290억달러(약 40조2984억원) 투자를 선언했다. 2022년에는 SK온과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내 배터리 공장 3개(테네시주 1개, 켄터키주 2개) 건설 계획을 내놨다. 켄터키 1공장과 테네시 공장은 각각 올해와 내년 가동 예정이다. 켄터키주 2공장은 현재 건설이 연기된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닛산 차량용 배터리는 포드 차량용 배터리가 생산되는 공장에서 함께 만들어질 예정이다. WSJ은 "켄터키 공장은 올해 포드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닛산은 지난 3월 "SK온이 자사의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생산을 위한 배터리를 미국에서 공급할 것"이라며 "해당 전기 SUV는 미시시피주 캔턴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드는 닛산 배터리 생산 관련 WSJ의 질문에 블루오벌SK에 문의하라며 답변을 피했다. 블루오벌SK 역시 관련 답변을 거절했다. 닛산 역시 SK온에 물어보라고 했고, SK온 대변인은 WSJ에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WSJ은 "이번 계획은 전기차 수요 둔화 속 포드의 전기차 사업 추가 축소 조치"라고 짚었다. 올해까지 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했던 포드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적자 압박에 지난해부터 전기차 사업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 포드는 지난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내연차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자사 인기 제품 픽업트럭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포드의 지난해 전기차 부문 손실은 50억달러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닛산 역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올해 1분기 4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닛산은 직원 2만명을 줄이고, 일본 내 배터리 공장 신설 계획을 취소했다. WSJ은 "닛산 입장에서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기회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을 일부 줄일 방안이 마련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달 3일부터는 엔진 등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 부과를 적용했다. 다만 업계 반발로 내년 4월30일까지 미국에서 조립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한 관세를 1년간 면제하는 등 일부 조치를 완화한 상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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