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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2일 13:04 권성희 기자


재정적자, 美 고질적 문제인데…최근 국채수익률 끌어올리는 이유



미국 30년물 국채수익률 올들어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의 30년물 국채수익률은 21일(현지시간) 5.089%로 올라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의 지난 20년간 상한선은 5%였다. 장기간 유지되던 천장이 뚫린 만큼 국채수익률이 더 치솟아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도 이날 4.595%로 상승하며 심리적 지지선 4.5%를 상향 돌파했다. 국채수익률 상승은 국채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날 국채 매도세를 촉발한 방아쇠는 20년물 국채 입찰에 대한 수요 부진이 당겼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160억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를 신규 발행했는데 입찰 수요가 저조해 금리가 5.047%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 6번의 20년물 국채 입찰 당시 평균 금리인 4.613%에 비해 크게 올라간 것이다.

미국 20년물 국채수익률 올들어 추이/그래픽=윤선정
최근 미국의 장기채 수익률은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승하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경기가 약화되면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져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는 일반적인 움직임에 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반등 전망과 △지난 16일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고 있다.



헤지펀드, 채권시장 영향력 확대


주목할 점은 미국의 재정적자는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닌데 유독 최근 들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3가지 원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채권시장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가격에 민감한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등의 영향력이 커지며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전쟁으로 미국 국채의 주요 수요자인 중국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 매수를 줄이면서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등이 채권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트럼프 감세·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


둘째는 공화당이 의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향후 10년간 3.3조~3.8조달러까지 키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이 법안은 △2017년에 도입된 감세안 연장을 비롯해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세금 면제 등 감세안과 △메디케이드(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건강보험), 식품 지원, 교육, 청정에너지 등에 대한 보조금 삭감, △국방 및 국경 보안 지출 확대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담고 있다.

누빈의 채권 전략팀장인 토니 로드리게즈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부채를 통해 돈을 앞당겨 쓰는 것에 놀랐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셋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재정적자를 오히려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인상을 통해 세수가 늘어나 재정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관세 인상으로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면 가계 소득과 기업 이익이 줄어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관세를 통한 세수 증가 효과는 경기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 영향에 비해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다.



국채 장기 보유 리스크 커졌다


재정적자가 늘면 미국 재무부는 이를 메우기 위해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국채 공급 증가는 국채수익률 상승 요인이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는 10년 만기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도 끌어올리고 있다. 기간 프리미엄은 국채를 오래 보유하는데 따르는 리스크에 대한 추가 수익률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에 대한 기간 프리미엄은 지난 4월에 0.8439%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지금도 0.758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간 프리미엄 상승은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단기물에 비해 더 급격하게 오르며 국채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스티프닝(steepening) 현상의 결과이기도 하다.



일본, 유럽도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


이 같은 국채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증권의 글로벌 금리 및 통화팀은 보고서에서 "국채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 현상은 미국에서 가장 심하고 일본과 유럽 순이며 영국은 건전한 편"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장기 국채수익률 급등은 일본은행(BOJ)이 장기간 유지해온 초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국채 매입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마찬가지로 지난 20일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의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세는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덜하다. 독일 정부도 최근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를 발표했지만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63%로 유럽 최저 중의 하나다. 반면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24%에 달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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