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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2일 14:01 김선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로 잠재적 리스크 해소…기업·주주가치↑

-당분간 삼성에피스 상장 계획 없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을 신설한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 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선 무관하단 입장을 분명히 했다.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9월16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인적분할에 대한 승인을 받고, 오는 10월1일 분할될 예정이다. 신규 배정 기준일은 오는 9월30일로, 이에 따른 매매 거래 정지 기간은 오는 9월29일부터 10월28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과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은 오는 10월29일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이 최대 주주로 약 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분할 이후에는 기존 주주 구성이 그대로 유지되고,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100% 승계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각각의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평가해 약 65대 35의 비율로 분할된다.

이번 분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하나의 실체로 인식되며 발생하는 고객사의 이해충돌 우려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우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분할을 단행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은 "철저한 파이어월 운영 노력에도 고객사들의 우려가 지속 제기돼 왔으며 이는 사업의 빠른 확대에 전반적인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관세 부과 이슈, 약가 인하 이슈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앞으로도 CDMO 사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선 모자회사의 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이해 상충 우려와 같은 근원적 리스크의 선제적 해소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할을 통해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각각 독립적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아 보다 명확한 가치 산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엔 사업의 히든 밸류(숨겨진 가치)가 다시 한 번 제대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 이후 순수 CDMO로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속도를 내며, 생산능력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를 통한 적극적인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형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주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자회사 관리 및 지원에 따른 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하며 신기술 관련 투자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도 계획하고 있다"며 "바이오 기술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바이오 산업 관련 다양한 신사업을 기획하고, M&A 및 벤처 투자 등을 통해 활발하게 신규 투자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력 개발 분야인 바이오 시밀러도 향후 지속적인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되지만, 산업 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양한 모달리티로의 확장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세간의 추측에 대해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번 분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쟁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결정됐다는 것이다.

유 부사장은 "이번 인적 분할 건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바이오로직스의 사업적인 환경과 배경 등이 굉장히 중요하게 문제로 부각돼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체에서 발의한 안건"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 추진 가능성도 일축했다. 김 부사장은 "중복 상장은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가치 왜곡, 주가 할인, 소액주주를 비롯한 일반 투자자들의 권익 훼손의 가능성 등 다양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당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중복 상장을 진행하지 않아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하고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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