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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2일 14:08 이병권 기자

"어르신, 저예요"…신한 "나눔천사"는 오늘도 안부를 묻는다

"처음엔 어르신과 무슨 얘기를 나눠야 하나 고민되고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제는 '어르신, 저예요' 하면 바로 알아들으시고 반가워하세요. 그 순간을 오히려 제가 더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신한은행 고객상담센터 소속 직원의 수기 중 일부 내용이다. 상담 업무를 본업으로 삼는 이들은 매주 독거노인에게 안부 전화를 건다. 단순한 인사로 시작된 통화는 날을 거듭하며 시시콜콜한 일상 대화로 이어지더니, 어느새 둘은 말동무를 넘어 친구가 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10년 12월부터 보건복지부 주관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전국 곳곳 독거노인과 1대 1 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이 활동의 주인공은 '나눔천사'로 불리는 고객상담센터 상담원들이다.

나눔천사들은 은행원의 상담 역량을 살려 안부 확인부터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과 금융 상담까지 병행한다. 지난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나눔천사 42명은 총 1085건의 전화 봉사를 진행했다. 기계적인 대화가 아니라 그 이상의 유대를 만들어가고자 어르신의 입장에서의 소통을 늘 고민한다.

한 나눔천사는 "봉사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라 웃음을 나누고 고마움을 전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행복해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느꼈다"라고 밝혔다.

계절별 생활 지원 활동도 활발하다. 매년 여름이면 폭염에 취약한 독거노인을 위해 '착한 바람 키트'를 제작해 직접 전달한다. 여름이불·보양식·생필품 등으로 구성된 키트는 최근 '사랑잇는전화' 활동을 통해 인연을 맺은 어르신 50명에게 전해졌다. 직원들은 손수 '압화 액자'도 만들어 선물했다.

이런 나눔 문화는 조직 내부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고객상담센터 직원들의 사회공헌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우수 사례를 시상하는 '상생한마당 경진대회'를 열었다. 직급과 소속을 막론하고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 나눔천사 활동의 의미와 따뜻한 영향력을 전파했다.

아울러 신한은행 고객상담센터의 활동은 은행원의 상담 역량을 사회공헌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업(業)을 살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모범 사례로 꼽혔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의 유공표창, 우수상, 장려상 등 3개 부문에서 장관상을 받으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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