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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3일 14:51 정진솔 기자

"위믹스 재상폐" 법정 공방…"해킹, 상폐사유 아니야" vs "이용자 보호 부족"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23일 위메이드가 닥사 회원사 가운데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4개 디지털 자산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거래지원 정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위메이드에선 지난 2월28일 해킹 사고로 위믹스 플레이 브릿지에서 위믹스 코인 약 90억원어치가 탈취됐다. 위메이드 측은 이런 사실을 4일이 지난 3월4일에 처음 공지했다. 이에 닥사는 해킹 사고와 조치 미흡 등을 이유로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거래지원 종료는 주식시장에서의 상장폐지와 유사하다.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는 국내 코인 중 시가총액 2위인데 갑작스러운 거래 종료로 시장에는 엄청난 충격이 발생했다"며 "양측은 쌍무계약으로 구속되는데 계약 종료를 주장하려면 증명 책임은 닥사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결정시 상장폐지사유서를 통해 매우 상세히 사유를 설명한다"며 "닥사는 '거래유의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매우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고 밝혔다.

닥사 측이 제시한 거래지원 종료 사유를 반박했다. 해킹 사실 미공시와 불성실 공시 지적에 "해킹 같은 보안 사항은 공시에 명시되지 않는데 닥사 측에서 가이드라인을 급히 개정하면서 보안사고 발생을 주요 사항으로 추가했다"며 "해킹 발생 당일에 공시하지 않은 걸 문제 삼지만, 해킹 사실을 알렸다면 추가적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또 "유통물량이 해킹된 것이라 해킹만으로 상장 폐지한 사례는 전혀 없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닥사 측은 해킹이 상장폐지 결정에 중대 사유가 된다며 반박했다. 닥사 측은 "이용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모두 중요 사항"이라며 "보안 사고는 당연히 의사결정 영향 미친다"고 했다.

이어 공시 시점이 적절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공시 적절 시점에 대한 모범 사례가 없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공시 이행 시점이 공시 목적을 적절히 충족했는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닥사 측은 또한 위메이드 측에서 코인 보유자에 대한 보호 조치 등이 부족했다고도 봤다. 닥사 측은 "해킹 발생 시 주체는 이를 인지하자마자 대내외 공지로 해킹 물량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가격 하락이나 신규 매수자가 해킹 피해를 받는 걸 피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2월28일 해킹 사실을 인지하고 하루 뒤인 3월1일에 공지를 준비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1차에 공지하지 않고 검토했다"며 "적어도 콜드 월렛 같이 해킹이 안 되는 곳에 코인을 옮겨둬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킹 사유에 대해 정확히 규명하지도 못하고 원인을 치유하지도 못했다"며 "해킹을 은폐하고 보안에 있어서 문제 있는 상황에서도 거래 지원을 종료할 수 없다면 거래소는 어떤 권한으로 시장 질서를 유지해야 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달 26일 심문을 종결하고 30일까지 가처분 결정을 내기로 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오는 6월2일부터 빗썸, 코인원 등에서 거래가 종료된다. 위믹스는 이전에도 2022년 한 차례 상장 폐지됐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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