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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3일 13:52 홍효진 기자

[단독]"전공의 대표성 왜곡"…대전협, 정부 수련체계회의 구성에 항의

"대표성 왜곡" 대전협 추천 외 전공의 위원 제외 요구
의정 대화 물꼬 트나 했는데…소통 요원 우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부의 '한국형 수련관리체계 추진 자문회의'의 자문위원 구성 기준 등 운영 방식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1차 회의 당시 의료계 '강경파'인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하면서 의정 간 대화가 물꼬를 텄단 해석이 나왔지만, 자문회의 절차 등에 대한 의료계 내 반발이 이어지면서 '반쪽 소통'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뒤따른다.

23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대전협은 한국형 수련관리체계 추진 자문회의 1차 회의를 마친 뒤 지난 16일 보건복지부에 '운영 관련 문제에 대한 유감 표명 및 개선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3일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를 비롯해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전공의 6명과 대한내과학회·대한외과학회 등 전문학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 등 관계자 21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자문회의는 지난해 8월 정부가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통해 밝힌 한국형 수련 평가기구(K-ACGME) 신설에 대한 연장선 격의 논의다. 미국의 관련 기구인 ACGME를 모델로 삼은 한국형 조직을 만들어 체계적인 전공의 수련 환경을 보장하겠단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복귀 강경파'로 분류돼온 박 위원장이 정부 회의에 참여하면서 대전협의 대(對)정부 투쟁 노선이 '대화' 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대전협은 1차 자문회의 직후 복지부에 발송한 공문에서 회의 전반의 운영 방식을 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공문에 따르면 대전협은 △자문회의 위원장 선출 방식·회의록 작성 여부·향후 회의 일정 및 논의 결과 반영 방식 등 기본 운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점 △자문회의 위원장이 사전 위촉된 점 △대전협 추천 인사가 아닌 이들이 전공의 대표로 참석한 점 △위원 명단을 공유받지 못한 것과 대한의사협회(의협)·의료정책연구원 등 주요 기관 추천 위원이 배제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대전협은 복지부에 "자문회의 향후 일정과 위원 구성 원칙 등을 명문화하고 모든 위원의 발언이 기록되는 회의록을 작성해달라"며 "위원장은 사전 위촉이 아닌 위원 간 호선 방식으로 선출하는 방안을 재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수련관리체계 자문회의 위원장은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으로, 대통령실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산하 의료인력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인사다. 의개특위에 참여한 '정부 측 인사'를 사전 협의 없이 자문회의 위원장으로 선출해 회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훼손했단 게 대전협 측 주장이다.

특히 대전협은 자신들의 추천 인사가 아닌 전공의 일부가 자문회의에 참여한 것을 두고도 "정당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대전협은 공문에서 "자문회의 구성에서 대한의학회·대한병원협회와 같이 '대전협'을 명시하고 전공의 위원은 반드시 대전협 추천을 거쳐 위촉해달라"며 그 외 전공의 위원은 제외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1차 회의 당시 자문위원 명단에 대한의료정책학교 소속 전공의 3명도 이름을 올렸는데, 대전협 소속이 아닌 이들의 참여로 전공의 대표성이 왜곡됐단 것이다.

대전협은 해당 공문에 대해 복지부 측 답변을 받지 못했단 입장이다. 현재 의협 역시 자문위원에 의협이 들어가지 않은 것과 관련해 복지부에 항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의협은 전날(22일) 정례브리핑에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협의 주체인 의협을 배제한 것은 소통과 협력을 무시한 처사"라며 "정책 결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29일 2차 한국형 수련관리체계 추진 자문회의를 열고 수평위 주요 업무 추진 현황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회의 구성 등 운영 자체를 두고 주요 의사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의정 간 실질적 소통이 요원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본지는 복지부에 향후 자문회의 운영 방안을 비롯한 의료계와 소통 개선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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