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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04일 16:27 김도엽 기자

임기 끝낸 이복현…시장안정 성과에도, 논란 속 커진 금감원 위상은 숙제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금융감독원에서 퇴임식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취임한 이 원장은 초기부터 공격적인 업무 스타일로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22년말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자 정부와 함께 50조원+a 규모의 과감한 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았다.

금융권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정리에도 이 원장의 역할이 컸다. 이 원장의 지시로 금감원은 PF 사업장 세부 데이터를 구축하고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선했다. 이에 PF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으며 1년 만에 부실PF 23조9000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조6000억원(53%)을 정리·재구조화하고 있다.

이 원장은 기관장의 역할로서 '메시지와 인사'를 강조하며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고 경제·금융 현안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그는 100여차례에 이르는 언론 백브리핑과 수차례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금융위원회와 '정책 혼선'을 불렀다거나 '월권'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지난해 8월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앞으로는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비춰 더 세게 (은행에 개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과 지난 3월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두고 "직을 걸고 반대한다"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금감원 조사를 위해 출석한 김범수 전 카카오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우거나 검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사의 비위 등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도 '검찰 스타일'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계엄사태 이후 이어져온 금융시장 불안에서 이복현의 금감원이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감원 한 직원은 "티메프나 관세 등 기존에 해오던 금감원의 업무가 아닌 업무를 여럿 수행하며 직원들의 업무가 과중했다"면서도 "그 때문에 금감원이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언행이나 업무 능력 등 존재감이 컸던 만큼 금융권 내외부에서는 금감원에 대한 위상과 인식이 커진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포함돼 금감원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기 원장 후보로 정치인 출신 인사들도 거론되기도 한다. 다만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 원장 재임 동안 과도한 업무 대비 급여 등 대우에 대한 불만이 많아, 금융위 출신 관료가 인사나 예산 등에서 힘을 써주길 바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편 금감원은 이 원장 퇴임 후 당분간 이세훈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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