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 북부경찰서는 살인·자살방조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A씨(49)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수사 끝에 A씨로부터 "생활고와 노동청 임금체불 조사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범행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총 2억원 상당의 채무를 안고 있었는데 이는 생활비 부족으로 인한 2금융권 대출과 카드 연체로 확인됐다. 아울러 약 3000만원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지난 2월 고용당국으로부터 조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는 압박감을 느껴 동갑내기 아내 B씨에게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으며 "부모 없이 남겨질 두 아들을 우려해 온 가족이 함께 세상을 등지려 했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B씨가 처방받은 수면제를 사용한 점, 블랙박스 영상에 담긴 부부 대화 등을 토대로 이들 부부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씨는 범행 직전 펜션을 예약하고 음료와 약물을 준비하는 등 수일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27분쯤 가족여행을 이유로 B씨와 고등학생 아들 C군(19), D군(17)과 함께 무안 모 숙박업소에서 하룻밤 숙박한 뒤 다음날인 31일에는 목포로 향했다. 이동 중 A씨는 근처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두 아들에게 '영양제'라며 수면제와 음료를 건네 복용하게 했다.
펜션으로 향하던 A씨는 두 아들이 잠들자 돌연 진도로 차를 돌렸고 지난 1일 0시49분쯤 진도항에 도착했다. 운전자였던 A씨는 조수석에 탄 B씨와 수면제를 나눠 먹었고 A씨는 오전 1시12분쯤 차량을 바다로 몰아 돌진했다.
바다에 빠진 차량 안으로 물이 들어차자 공포를 느낀 A씨는 열려 있던 차 창문을 통해 빠져나왔고 인접한 다른 선착장까지 헤엄쳤다. 어촌 태생인 A씨에게 먼 길을 헤엄쳐 가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 이후 그는 지인의 차를 이용해 광주로 이동했으나 추적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A씨 가족 명의로 된 사망보험이 확인되지 않은 점을 토대로 보험 사기 등 금전적 목적의 범행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했으며, A씨 휴대전화 포렌식과 금융자료 분석을 통해 범행 계획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뒤 오는 11일 A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