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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2일 16:13 정혜인 기자

"중국 광부들, 미얀마에서 희토류 매장지 개발하고 있다"

중국이 지원하는 민병대가 미얀마 동부에서 새롭게 개발되는 희토류 광산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협상 카드로 쓰이는 희토류에 대한 공급망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2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얀마 동부 샨(Shan)주 산악 지대에서 중국 광부들이 새로운 (희토류) 매장지를 개발하고 있다"며 "해당 광산은 중국과 상업적·군사적으로 오랜 관계를 맺고 있는 미얀마 북동부 반군 세력 '와주연합군'(UWSA, United Wa State Army)의 보호 아래에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샨주 산악지대에 중국어 표기가 있는 사무실이 있는 등 광산 운영에 중국계 관리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은 "100명 이상의 인력이 교대 근무로 (샨주 산악지대 광산에서) 희토류 원광을 채굴하고, 채굴된 광물은 몽삿(Mong Hsat)과 몽윤(Mong Yun) 인근에서 트럭에 실려 약 200km 떨어진 중국 국경으로 운송됐다"고 전했다. 인권단체와 광산 노동자들도 "중국 기업이 실질적으로 (광산)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중국은 풍력터빈, 의료기기, 전기차 등에 필요한 자석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중(重)희토류 가공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공에 필요한 희토류 광물 등의 조달은 미얀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희토류 수입에서 미얀마의 비중은 약 50%를 차지했다.

그런데 최근 미얀마 군부와 대립하는 무장단체가 미얀마 북부의 카친주 등 주요 광산지대를 장악하면서 디프로슘, 터븀과 같은 중희토류 광물의 신규 공급이 제한됐다. 이에 중국 광산업체들은 미얀마 동부 샨주 산악지대에서 새로운 광산 개발에 나섰고, 이를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민병대 와주연합군이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와주연합군이 통제하는 샨주 지역은 면적이 벨기에(3만689km²) 수준의 자치구로 중국과의 국경지대에 있고, 중국산 현대 무기로 장악한 무장 병력 3만~3만5000명이 상주하고 있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와주연합군은 출입증이 없는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고, 최근 광산 주변 경계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와주연합군과 연계한 중국의 미얀마 동부 광산 장악은 희토류 공급망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중국이 미얀마 희토류 공급망을 무기화해 미국 등 경쟁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자동차, 반도체, 방산업계가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통제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희토류 분석가인 네하 무케르지는 "샨주의 희토류 매장지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글로벌 희토류 확보 경쟁에서 중국이 우위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중희토류 (공급망) 통제권을 계속 손에 쥐고 이를 전략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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