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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5일 22:29 뉴욕=심재현|박광범 특파원|기�


중동발 포성에 무섭게 뛰는 유가·금값…고물가 공포 커진다



13일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이 74.23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7.02%(4.87달러) 급등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7월물은 배럴당 72.98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7.26%(4.94달러) 상승 마감했다. 종가 기준 4개월 만의 최고치다. 일간 상승 폭 기준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이날 아시아시장에선 장중 한때 14% 넘게 급등했다.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300만 배럴을 넘어섰고 원유 수출량은 200만 배럴에 육박한다. 특히 코사리 이란 의회 의원은 이란 정부가 전세계 석유의 20% 가량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까지 밝힌 상태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심각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동 긴장이 무력충돌로 번지면서 금값도 급등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이날 오후 4시50분 현재 온스당 3452.12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던 온스당 3500달러 돌파를 다시 눈앞에 뒀다.

미국 증시도 출렁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9.83포인트(1.79%) 하락한 4만2197.7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68.29포인트(1.13%) 떨어진 5976.9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255.66포인트(1.30%) 내린 1만9406.83에 각각 마감했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위기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면서 '물가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내에서도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동발 유가 불안은 운송비 등 부담을 늘려 향후 물가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동 원유의존도가 70%를 상회해 수급 차질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일각에서 중동발 불안이 확산 및 장기화할 경우가 정부가 일부 환원했던 유류세 인하 혜택을 다시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정부는 중동발 유가 불안이 물가 전반으로 확대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범부처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계란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잡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정부 지원을 통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 유통 채널별 할인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가 식품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전기와 가스, 철도 등 중앙부처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을 상반기 중 동결한 정부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공요금 인상을 더 뒤로 미룰 수 있단 관측도 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최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물가는 민생의 최우선 과제"라며 "범부처 역량을 총동원해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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