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의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이재명 정부의 첫 인사 검증에 돌입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이달 말쯤 개최가 예상돼 본격적인 '청문회 정국'의 막이 오른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 협상할 때 가장 먼저 요청할 것은 이른 시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마쳐 내각을 빠르게 안정화하게끔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첫 인사청문회는 오는 19일 열리는 이종석 국가정보원 후보의 인사청문회다. 도덕성 등 개인 신상을 다루는 질의는 공개로, 대북·정보 등 안보 관련 사안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 후보자에 대한 치명적인 결격사유가 없다면 청문회 다음날인 20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 후보자로,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재명캠프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의 좌장을 맡았았다.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의 통일·외교 노선 수립에 깊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여당 관계자는 이날(1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이 후보 청문회는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정원이라는 독립 기구를 어떻게 투명하게 공정하게 이끌어갈 것인지와 최근 중동 지역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동북아시아와 남북 관계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할지 등에 관한 후보의 생각을 주요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북한과의 화해, 협력을 강조하는 '자주파'로 분류돼 온 까닭에 이와 관련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는 점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국정원 안에는 자주파, 동맹파 가릴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도 구성을 마치면서, 이달 말쯤 김 후보의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후보에 대한 인청특위 위원장에 4선 이종배 의원을 내정했다. 야당 간사에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에선 김현 민주당 의원이 배정됐다.
인청특위는 김 후보자의 심사 기한인 오는 29일까지 인사청문회와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 양당 간사는 오는 17일 만나 향후 회의 일정 및 증인·참고인 채택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는 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석사 학위 부정 취득 의혹, 아들의 '아빠 찬스' 의혹 등을 제기하며 김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3일 "국민의힘은 제1 야당으로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날카로운 인사 검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15일) 김 후보 관련해 여러 의혹에 관한 질문에 "논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일 잘 아는 분이 당사자이지 않냐. 당사자가 충실하게 해명한 내용에 당이 덧붙일 거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과거 자신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정치인으로부터 4000만원을 빌린 뒤 현재까지 갚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는 지난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로 인한 형벌은 무거웠고, 제게는 큰 교훈이 됐다"면서도 "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표적사정의 성격이 농후한 사건"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