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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7일 07:46 안정준 기자

고려아연, "해저 자원개발" 美 상장사 TMC 지분 5% 인수

고려아연이 전략광물과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주요국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The Metals Company(이하 TMC)'에 투자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16일 TMC 지분 약 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전 마지막 날 종가 기준으로 약 8500만 달러(한화 약 1165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향후 TMC의 시장 가치와 성장성이 확인될 경우 일정가격에서 주식을 추가 매입할 권리를 계약 조건에 반영했다.

TMC는 심해에서 니켈과 코발트, 동(구리), 망간 등을 함유한 망간단괴(poly-metallic nodules · 폴리메탈릭 노듈) 채광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재생에너지, 첨단 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를 확보하고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향후 TMC가 채취한 자원을 국내외에서 제련하는 등 사업적 연계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양사는 미국 내 시설 투자 등 추가 협력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자원 독점화를 저지하고 자원 안보를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TMC는 연내 채광 허가를 취득하는 것이 목표다. 고려아연은 TMC에 대한 지분 투자가 한미 자원 안보 협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한국 정부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을 기대한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로 니켈은 물론 구리, 코발트, 망간 등을 함유한 망간단괴를 안정적으로 조달받아 회사 제련소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고려아연은 이차전지 자회사 켐코를 통해 오는 2027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올인원 니켈제련소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제련소의 원료 공급처 중 하나로 TMC를 추가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나아가 TMC사로부터 공급받은 원료로 가공한 제품을 미국에 판매할 수도 있다. 양사는 자원 생산 개시 후 초기에는 고려아연의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통해 제품을 가공하고 추후 미국 내 니켈제련소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TMC사와 협업을 검토하며 사업적, 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 정부의 '외국 우려기업(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 지정과 세제 혜택 배제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외국 우려기업 지정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 특정 국가가 관여한 핵심광물에 IRA 혜택을 제외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 고려아연과 TMC의 협력은 미국 정부의 외국 우려기업 규제에 걸리지 않는 공급망 구축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국 내 전략광물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제련능력 확충이 특히 중요하다"며 "고려아연과 TMC의 협력은 미국에 신뢰할 수 있는 니켈 공급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고려아연의 미국 내 입지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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