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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7일 11:06 정혜인 기자

트럼프, 또 푸틴 편에…EU 추가제재 거부·"러 G8 뒀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편에 서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제동을 걸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부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 부과 관련 유럽과 연대하느냐는 질문에 EU(유럽연합)가 대러 추가 제재안은 내놓기는 했지만, 아직 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그들(EU)이 먼저 어떻게 하는지 보자"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재에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한 나라에 제재를 가하면 미국은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된다"며 "제재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일방통행이 아니다"며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하기 전 교착 상태에 빠진 평화협상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일 러시아의 에너지 수익 창출 능력을 더 제한하는 데 초점을 둔 제18차 대러 제재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제재안에는 러시아산 석유 수출 상한선을 기존 배럴당 60달러에서 45달러로 낮추고, 기존 제재를 우회하는 데 도움이 됐던 제3국의 러시아 은행 및 금융기관에 대한 거래를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제재안은 EU 27개 회원국의 승인 후 시행되는데, 일부 회원국들은 EU가 단독으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인하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을 포함한 G7과의 공조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EU는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미국 등의 제재 참여 동의를 얻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추가 제재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EU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 인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G8 체제에서 러시아를 제외한 것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계기가 됐다는 의도의 발언도 내놨다. 러시아는 G8 회원국이었으나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이 회의에서 제외됐다. 그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양자회담 자리에 "(G8에서의 러시아 제외는) 큰 실수였다"며 "러시아가 G8에서 축출되지 않았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와는 대화하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하지 않는다"며 "그(푸틴 대통령)는 (러시아가) G8에서 쫓겨난 데 대해 모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상황을 이유로 당초 17일까지 예정된 G7 정상회의 일정을 하루 앞당긴 16일에 마무리하는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17일 예정됐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동도 무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산 무기 구매 문제와 대러 추가 제재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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