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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7일 15:10 이재윤 기자

"모나리자 보러 오지마세요, 제발"…루브르박물관 직원들 파업으로 휴관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루브르 박물관에서 내부 회의가 진행 되던 중 일부 직원들이 업무를 거부하고 자리를 이탈하면서 관람객 수천 명의 발이 묶였다. 루브르 측은 이날 입장을 하지 못한 관람객에게 오는 18일 재사용 가능 여부를 안내할 계획이다. 다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이마저도 열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매주 화요일인 17일은 정기 휴관일이다.

파업에 참여한 안내원과 보안 요원, 매표소 직원 등은 "폭증하는 관람객, 인력 부족, 열악한 근무 여건이 한계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루브르박물관은 지난해 기준 연간 87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하루 방문객 수는 3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관람 환경은 연 450만~500만 명 수준에 맞춰 설계돼 있어 근무자들은 이를 "신체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호소한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전시된 에따의 방는 하루 평균 2만명이 밀려들어 극심한 혼잡을 겪고 있다. 직원들은 관람 통제는 물론 안전사고 방지까지 책임지는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 루브르의 건물과 시설이 "국제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상태"라는 내부 보고서도 공개됐다.

이번 파업은 전날 남유럽 각지에서 벌어진 반(反)관광 시위와 맞물려 문화유산 보호와 관광산업 간 충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해 초 노후 시설과 혼잡 해소를 위한 10년짜리 '루브르 르네상스(Louvre Renaissance)'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모나리자 전용 전시실 신설, 센 강변 새로운 입구 개설, 온도·습도 조절 시스템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6년 뒤 개관이 아니라 오늘의 처우가 문제'라고 맞선다. 노조 관계자는 "국가 보조금은 줄어드는 반면 관람객은 늘어났다"며 "연설은 자주 하지만 실제 투자 규모는 점점 줄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물관 운영진은 전면 개보수 재원을 입장권 수입, 아부다비 지점 라이선스 수익, 국가 지원, 민간 기부금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비EU 관광객 대상 입장료 인상도 예정돼 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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