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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7일 15:48 김남이 기자

LG디스플레이, OLED 개발에 1.2조 쓴다…새 정부 첫 조단위 투자

LG디스플레이가 1조2600억원 규모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신기술 투자를 추진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조단위 투자계획 발표다. 경쟁력이 약화된 중국의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국내 첨단기술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을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국내 기업의 첫 조단위 투자 발표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는 대부분 OLED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쓰인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OLED 신기술과 관련한 설비투자에 집중한다. 생산설비 신설로 생산량을 늘리기보다는 프리미엄 OLED 제품 경쟁력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기간은 2027년 6월 30일까지로 약 2년이다. 이번 투자는 중장기 시설투자비용(CAPEX) 계획의 일환이며 이번 투자와 별개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지속할 예정이다. 예정된 CAPEX 계획의 하나인 만큼 추가 재무적인 부담은 없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의 투자 결정은 OLED 수요 증가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OLED 시장은 지난해 533억1057만달러(약 76조원)에서 연 5%씩 성장해 2028년 686억7500만달러(약 1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기간 LCD 시장의 연평균 성장전망률이 1%에 그치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성장하는 OLED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하고, 중국 등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성능이 좋은 프리미엄 OLED 수요는 더 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차세대 프리미엄 OLED 기술이 적용된 패널과 모듈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기술, 개발, 양산체제와 시장의 수요 등을 철저히 검증하고 준비한 투자 결정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동력과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국내 기업은 중국 기업이 쫓아온 LCD 사업에서 손을 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의 100%가 OLED 판매에서 발생하고,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중국 CSOT(차이나스타)에 매각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광저우 공장 매각 대금인 2조2466억원이 이번 투자의 발판이됐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LG전자에 빌린 1조원을 지난 5일 조기 상환했고, 나머지 대금을 OLED 설비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장성이 떨어진 제품을 과감히 정리하고 국내 공장 신기술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국내 복귀(리쇼어링) 효과도 있다.

대부분 투자가 집중되는 파주를 비롯한 경기도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규모 직접 설비 투자뿐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와의 연계 효과로 인해 간접적인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반전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 하겠다"며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 기술과 제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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