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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7일 14:11 김주현 기자

만장일치 5월 인하지만…"속도조절" 언급한 금통위, 이유는

"저성장 대응, "재정·통화정책"에 "구조개혁"도 같이 추진해야"

"선호지역의 집값 상승 기대가 여전하고 대기수요도 상당하다. 금융완화 기조가 가계부채에 미칠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또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재정 등 여타 경제정책과의 공조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한국은행이 17일 공개한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5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연 2.75%에서 2.5%로 25bp(1bp=0.01%포인트) 내려갔다.

근거로는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과 건설경기 중심의 내수부진이 제시됐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낮춘 만큼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한 금통위원은 "크게 악화된 통상 여건으로 수출이 어렵고 국내경제는 건설업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심화됐다"며 "추경 편성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은 큰 폭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시장에서 제조업·청년층 고용에서 미약한 흐름이 이어지는 것도 취약한 경기 상황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앞으로 추가 금리인하 속도는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안정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추가 금리인하와 서울 집값 상승 기대감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위원은 "환율 우려가 완화되고 성장 전망이 크게 하향된 상황에 비해 금리인하 속도가 다소 느린 면이 있다"면서도 "서울·수도권 주택 가격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위험을 점검하면서 속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통위원은 "가계부채는 일시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영향으로 4∼5월중 증가세가 확대됐다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주택시장 상황을 볼 때 둔화 속도는 예상보다 다소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 극복을 위해선 통화정책뿐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긴 시계에서 볼 때 우리 경제의 기조적인 성장세 회복을 위해선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체질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를 완화하기 위해서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이 유기적이고 일관성있게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계와 기업의 높은 부채, 성장률 둔화와 고령화 등으로 민간의 재정부담 여력이 크지 않다"며 "정부재정은 공공안전 인프라 확충과 구조적 효율성 증대 등 민간이 감당하기 어렵고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부문에 효율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도 잠재적인 불안요소로 지적됐다. 한 금통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대로 내려왔지만 변동폭은 여전히 크다"며 "내외금리차 역전이 장기간 지속되고, 거주자의 대규모 해외증권투자로 구조적인 외환수급 불균형도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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