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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7일 17:17 김근희 기자

"2% 퇴직연금 수익률 높이려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해야"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고 현재 선택형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에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협회에서 열린 '노후소득 증대를 위한 연금자산의 운용 개선'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구조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동 심포지엄은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가 공동 주최했다.

2023년 기준 퇴직연금 10년 평균 장기 수익률은 2.07%에 불과하다. 전체 적립금의 약 83%가 원리금 보장 상품인 예금에, 17%가 실적 배당 상품에 들어가 있다.

남 연구위원은 "수익률 제고 방법은 사실 답이 정해져 있다"며 "분산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퇴직연금 DC(확정기여)형의 경우 개인이 투자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개인이 일일이 선택하지 않아도 자산 배분을 할 수 있도록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자산 배분형 펀드를 제시하거나 누군가 간접 위탁 운용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이 문제가 되자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란 별도의 연금기금을 설립하고, 전문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기금이 자산운용사를 선정하고, 수수료 협상, 운용 관리 감독 등을 총괄하는 제도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호주 등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호주의 슈퍼애뉴이션은 DC형 상품으로, 근로자가 산업별, 기업별로 다양하게 조성된 기금을 선택해 가입한다. 디폴트옵션 형태로 근로자는 자신이 선택한 기금의 상품에 가입한다. 여러 기금에서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공개되기 때문에 근로자는 더 좋은 상품으로 갈아타서 수익률을 높이기도 한다.

남 연구위원은 "현재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만들고 있는 단계인 만큼 호주의 슈퍼애뉴이션과 같은 기금형IDC, 집합형DC 등 여러 사례 중 장단점을 비교해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퇴직연금 기금제도 도입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연금 수익률이 8%를 기록했으니, 국민연금에 맡기면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발상인데다, 실제로 자산운용이 그렇게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시행 중인 선택형 디폴트옵션 제도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의 목적은 원리금 보장에 치중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것이었는데 실제로는 그 목적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실제 디폴트옵션의 원리금 보장 비중은 94%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0% 원리금보장 상품으로만 구성된 상품은 디폴트옵션 상품에서 배제하고, 위험 등급별로 오직 1개 사업자의 대표 상품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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