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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20일 10:52 윤세미 기자

이란 곧 때릴 듯 하더니 "시한은 2주"…트럼프의 계산법은

이날 백악관은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사실에 근거해 트럼프 대통령이 2주 안에 이란 공격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에 핵 포기를 결정할 최종 시한을 2주로 제시한 셈이다. 다만 2주라는 기간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불분명하다. 2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의 결정을 미룰 때 자주 쓰는 일종의 정치적 관용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시한 제시는 미국과 이란과의 회담 재개 노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CNN은 전했다. 앞선 핵 협상에서 미국은 이란에 영토 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라고 요구했으나 이란이 거부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후 기습적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됐고 이란은 군 수뇌부가 잇따라 제거되고 핵 시설과 군사 시설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은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입장에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해보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이날 트럼프의 발언은 하루 전 "다음 주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한 데 비하면 시간을 늘린 것이기도 하다.

반면 한편으론 트럼프 정부가 이란 공격에 무게를 두고 군사적 옵션을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4성 해군 제독을 지낸 제임스 G 스태브리디스는 CNN을 통해 "이란에 경계심을 늦추게 하기 위한 영리한 전략일 수 있다"면서 이란의 방심을 유도하는 기만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잇따라 개최된 백악관 상황실 안보회의에서 보좌관들에게 미군이 운용하는 벙커버스터가 이란 포르도의 지하 깊숙이 위치한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지, 그런 작전이 얼마나 지속해야 하는지를 질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NYT는 기만술이 아니라도 2주는 미국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면서, 추가 항모가 투입되면 이란 타격 후 보복 공격 시 한층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도 핵 시설을 벙커버스터로 공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스라엘에 주변 방공망을 파괴할 추가 시간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주체적으로 2주라는 시간표를 제시함으로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구에 등 떠밀려 개입하는 모양새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란 핵시설을 선제 타격했고 지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적 지원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외교적으로 해결한 추가 시간을 부여함으로써 미국 참전을 반대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에게 개입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문제는 이란의 반응이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로라 홀게이트는 "이란이 주어진 시간을 기회로 보고 나설지가 관건"이라면서 "하지만 그들의 선택지엔 무조건적 항복은 없을 것이고 우라늄 농축 능력의 완전한 포기도 지금으로선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로버트 리트웍 교수는 NYT를 통해 "양국 모두 외교적으로 풀기 위한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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