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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20일 16:21 김근희 기자

코스피, 3000피 돌파 일등공신 외국인 7조 샀다…"매수세 계속"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전환이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코스피 매도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들은 지난 5월부터 순매수세로 돌아섰고, 코스피 지수도 급상승했다. 달러 약세와 증시 부양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45분 3000선을 넘어섰고, 이후 3년5개월 만에 종가 기준 3000선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527억원과 37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5926억원 순매도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 기관, 개인 투자자 중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월 들어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 5월2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수액은 7조3349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코스피는 18.20%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5조2317억원과 2조5312억원 순매도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등의 불안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난 4월 말 이후 이어지고 있다"며 "제21대 대선 이후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경기 민감 업종까지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8일 1479원을 기록한 뒤 하락하기 시작해 최근 1370원대에서 등락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미국 경기 둔화 등의 가능성이 커지자 하락했다. 시장에서 달러의 신뢰도가 훼손됐고, 다른 안전자산인 금 등에 돈이 몰렸다. 반면 국내의 경우 대선 이후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도 외국인 순매수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이 완화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올랐고, 반도체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자금이 몰렸다.

지난 5월2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순매수액 3조667억원을 기록,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순매수 2위는 8007억원을 기록한 TIGER MSCI Korea TR ETF(상장지수펀드)다. 해당 ETF는 MSCI KOREA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약 100여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HD현대일렉트릭(순매수액 4976억원), 효성중공업(3848억원), 한국전력(3649억원), HD현대미포(3371억원), 삼성중공업(2951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허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 4~5월 이후 매수세로 돌아선 업종들은 조선, 건설, 소매, 화장품, 은행, 보험, 반도체 등"이라며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이 많다. 대선 이후 국내 경기와 증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 여전히 한국은 수급 빈집"이라며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지난 18일 기준 31.4%로 이전 바이 코리아(Buy Korea) 장세였던 2023년 11월~2024년 7월의 평균 지분율인 32.8%와 5년 평균 지분율인 32.1%를 하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외국계 금융사에서도 거버넌스 개선, 내수 부양 등 정책 모멘텀에 주목하면서 한국 증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선회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 매수 유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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