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美 관세 대비 ‘푸에르토리코’ 생산기지 검토 [바이오USA]

SK바이오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푸에르토리코’를 생산 거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제조시설을 확보함으로써 중장기적인 공급망 안전성과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컨벤션&엑시비션센터에서 열린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행사장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푸에르토리코는 미국령으로 간주해 현지 생산 시 ‘미국산’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세제 혜택과 규제 우위를 활용할 수 있다. 이미 현지 실사를 마쳤고 미국 내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 전략에 부합하는 생산기지로 검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에서 직접 제조와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미국 내 영업 플랫폼을 완비했고, 지난해부터는 영업이익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2029년까지 연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일즈 및 마케팅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환자만을 고객으로 규정짓지 않는다. 이 대표는 “우리 고객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최종 고객은 환자지만, 그들의 보호자와 의사들과도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의사는 단순한 처방권자를 넘어 제품 수명주기 전략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다. 올해에만 약 30명의 미국 신경과 전문의를 직접 만났고, 연말까지 100명 이상과의 만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의사들의 실제 처방 경험과 니즈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이라며 “복용 방식, 적응증 확장, 복합요법 등 다양한 전략이 의사와의 상호작용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SK바이오팜은 미국 내 환자 인식 제고를 위한 직판 광고 캠페인도 본격화했다. 유튜브, 케이블 TV 등을 활용한 ‘일상으로의 복귀’ 메시지 중심의 광고는 이미 누적 조회 수 900만 회를 돌파했다. 이 대표는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환자들의 높은 노출도를 고려해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단순한 홍보가 아닌 치료 접근성과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한 장기적 투자”라고 강조했다.
AI 기반 신약개발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발작 예측을 위한 뇌파 기반 알고리즘을 유로파마와 공동 개발 중이며, 피닉스랩과는 임상 문서 자동화 솔루션을 시연해 주목을 받았다. “AI는 단순한 지원도구를 넘어 신약개발의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향후 SK바이오팜은 글로벌 뇌전증 환자 플랫폼도 론칭할 예정이다. 치료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사용 데이터(RWD)를 수집해 AI 기반 신약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약을 더 팔기 위한 콘셉트가 아니라 환자들에게 더 좋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가 모이면 AI를 활용해 마케팅, 신약개발, 임상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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