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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23일 15:02 정기종 기자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 "단백질 빅데이터로 맞춤형 치료 "게임체인저" 될것"

단일분자 분석으로 기존 의약품 개량부터 신약 개발 맞춤 설계 가능…장비도 자체 제작

"세계 최초 단백질 간 상호작용 분석 플랫폼을 앞세워 맞춤형 치료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윤태영 프로티나 대표)

인체 생리 작용은 단백질 간 상호작용(PPI)에 의해 조절된다. 질병은 특정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할 때 생긴 불균형의 결과인 셈이다. 때문에 PPI를 분석하는 것은 질병의 효과적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중요한 열쇠로 꼽힌다.

윤태영 대표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5년 설립한 프로티나는 세계 최초로 단일분자 수준의 PPI 분석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이다.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분자 덩어리를 분석하는 수준에 그친 것과 달리 단일분자를 보다 세부적으로 분석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는 "미국 경쟁사 대비 1000분의 1의 분량의 항체로 분석이 가능하고, 정제 과정도 필요없다"라며 "신약개발 전주기에 활용한 독자 플랫폼을 통해 다른 기술로 측정이 어려웠던 단일분자 수준 PPI를 관측하고 정량화할 수 있는게 차별점이다"고 설명했다.

프로티나는 독자 개발한 'SPID'(Single molecule Protein Interaction Detection) 플랫폼을 활용해 △PPI 기반 바이오마커 분석 솔루션 '패스파인더' △항체 설계 및 PPI 빅데이터 생성 솔루션 '랜드스케이프' △SPID 기술 탑재 장비 'SPID 시스템즈' 등 총 3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전임상부터 임상 단계까지 적용되는 패스파인더는 검체 속 PPI 결합체를 검출해 투여한 약물의 효과와 표적 단백질 작용 여부뿐만 아니라, 특정 PPI 바이오마커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미리 약의 효과를 예측하거나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상위 제약사를 포함한 다수 고객사를 확보했고, 최근 기술 검증이 끝난 고객사를 중심으로 질병 맞춤형 진단제품과 동반진단 제품으로까지 범위를 확장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랜드스케이프는 후보 물질 발굴 및 최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항원-항체 간의 결합력을 측정·분석해 표적과 사용자 목적에 맞는 초기 물질을 빠르게 선별하는 것이 골자다. 최적화된 항체는 표적 결합력, 대량 생산을 위한 물성 및 지적재산권 확보가 가능한 서열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도 가능하다.

윤태영 대표는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항체 발굴 방법(파지 디스플레이)은 최소 8개월의 시간과 그 성공 확률을 보장할 수 없는 반면, 랜드스케이프는 4주 안에 높은 확률로 개량된 항체를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PID 플랫폼 상업화 장비인 SPID 시스템즈는 기존의 PPI 분석 서비스를 이용한 산업계 및 학계 등에서 SPID 시스템에 대한 구매 수요에 의해 탄생했다. 기반이 되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장비 핵심인 칩과 특수 기판 등을 자체 제작해 국내외 연구기관 등에 공급하고 있다.

압도적 신약 개발 데이터 도출 가능…휴미라 바이오베터 3달 만에 결합력 5배 향상 후보물질 도출

독자 소프트웨어와 장비 기반 분석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인공지능(AI) 항체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대규모 결합력 데이터 생성을 위한 효율성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회사 역시 단순 분석 서비스를 넘어 향후 AI 신약 개발로의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윤태영 대표는 "우리는 3명의 연구자가 1주일 안에 5000개의 데이터포인트를 생성할 수 있는 반면, 기존 방식은 100명의 연구자가 2주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압도적 경쟁우위를 보유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신약 개발도 추진 중이다. 다만 높은 위험부담이 따르는 신약 보단 이미 검증된 약물을 개량하는 '바이오베터'를 첫 진출 영역으로 낙점했다. 첫 번째 대상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바이오의약품으로 꼽히는 '휴미라'다. 지난해 10월 개발을 시작해 3개월 만에 결합력이 5배 향상된 후보물질 2개를 확보했다. 이밖에 비만을 타깃으로 한 항체 등 다양한 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차별화 기술력을 앞세운 프로티나는 내달 8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공모가 상단 기준 21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SPID 기술의 적용 범위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입한다. 또 패스파인더를 통해 개발한 BCL2 바이오마커의 진단제품 공급을 위한 미국 CLIA 랩의 인수에도 일부 활용될 예정이다.

윤태영 대표는 "올해 1분기 약 10억원의 매출을 달성(지난해 전체 매출 23억원)했는데 이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 기존 계약을 통한 추가 서비스 요청 등을 바탕으로 올해 66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지난해까지 실적을 이끈 패스파인더에 올해 랜드스케이프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2027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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