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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7일 19:50 정혜인 기자

中·EU, 정상회담 앞 "제재" 대립…"기후 협력 공동 선언 힘들 듯"

중국과 EU(유럽연합)가 수교 50주년 기념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료기기 관련 제재를 주고받는 등 대립하는 가운데 양측이 약속한 기후변화 협력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이달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중국과의 공동 기후 행동 선언문 채택을 보류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은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이달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 대응 협력과 관련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자고 여러 차례 요청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EU 측은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더 큰 노력을 약속하지 않으면 공동 선언문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FT는 전했다.

웁케 훅스트라 EU 기후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FT에 "중국이 외교적 가치를 위해 (기후변화 관련) 공동 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EU 입장에서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EU는 실질적인 과제 해결과 야심 있는 약속이 동반될 때만 선언문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FT는 "중국과 EU 공동 선언문 채택 논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로 EU와 중국이 기후 공약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양측의 공동 선언문은 2023년 미국과 중국이 발표한 '서니랜드 성명'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3년 11월 미국과 중국은 바이든 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을 하루 앞두고 기후 위기에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의 담긴 '서니랜드 성명'을 공개했다.

FT에 따르면 EU와 중국은 11월 브라질 유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2035년 탄소 감축 중간 목표를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EU는 앞서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단 2036년부터 해외 탄소배출권을 최대 3%까지 인정하겠다는 조항도 포함해 환경단체들로부터 비판받았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세계 주요국 중 청정에너지와 친환경 교통 부문에서 가장 빠른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세계 탄소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석탄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한편 최근 중국과 EU 관계는 살얼음판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맞서 양측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상대국의 핵심 분야에 대한 제재와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대립하고 있다.

중국은 전날부터 EU 국가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 업체의 자국 공동 조달 시장 참여를 일부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가격이 4500만위안(약 85억 8735만원)을 초과하는 EU산 의료기기는 정부 조달 대상에서 배제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앞서 EU가 중국의 EU산 제품 차별을 이유로 중국 의료기기를 역내 공공 조달 시장에서 배제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중국과 EU는 주류, 전기차 분야에서도 대립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저가 전략을 앞세워 EU 전기차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3%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지난 4일 EU산 브랜디에 5년간 최대 34.9%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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