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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7일 21:23 김근희 기자

암 재발·10번 넘는 수술 이겨낸 20대…"턱걸이 챔피언" 됐다

입안과 턱, 목에 계속해서 암이 재발하고, 10번이 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턱걸이 챔피언'에 오른 김동호 씨(23)의 사연이 서울아산병원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다.

7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동호 씨는 7살 때 입안이 부어 충청남도 서산의 집 근처 병원을 방문했으나 원인을 알 수 없었다. 큰 병원에 가보란 말에 급하게 찾아간 병원에서는 두경부 지방육종이라는 진단받았다. 이는 지방세포에서 종양이 생기는 희귀암이다.

동호 씨는 입과 목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종양은 계속해서 재발했다. 수술이 두 번, 세 번 이어지자 그 병원에서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동호를 포기했다.

동호 씨는 마지막 희망을 안고 2014년 1월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고경남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를 비롯해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의 협진을 통해 동호는 수술과 항암,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동호 씨의 입안 종양은 끈질기게 재발했고, 커진 종양은 얼굴 뼈를 밀어내 신경이 끊어져 얼굴 오른쪽에 마비가 오기도 했다. 지친 마음에 아파트 옥상까지 올라갔던 동호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체육 선생님의 조언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 방문에 철봉을 달아 하루에 한두 시간씩 매일 집에서 턱걸이 연습을 했다. 근력운동을 시작한 이후 동호 씨의 체격은 커졌고 움츠러들었던 마음마저 점차 회복되어갔다. 다행히 종양도 예전처럼 빠르고 크게 진행되지 않아 항암과 약물치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고, 종양 제거술만 매년 한 번 정도 받으면 될 정도로 호전됐다.

동호 씨는 2020년 7월 수술을 받기 전날, 온라인 턱걸이 대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에 턱걸이 영상을 찍어 출전했다. 다음날, 수술이 끝난 동호 씨에게 턱걸이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전화가 왔다. 건장한 신체의 청년들과 대결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얼굴의 종양 때문에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던 동호 씨가 이를 극복하고 턱걸이 챔피언이 된 희망적인 이야기에 사람들의 응원과 칭찬의 댓글이 쏟아졌다. 동호 씨는 이에 환자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암을 이겨낸 투병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결심했다.

동호 씨는 "치료의 고통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줬다"며 "의료진들의 노고 속에서 무사히 자랐기 때문에 그만큼 제 목숨은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통을 겪고 계신 환자들은 절대 포기하지 말고, 같이 파이팅하자"고 했다.

고경남 교수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 힘들어하고 왜소했던 동호 씨가 언젠가부터 진료실에 들어올 때마다 점점 더 건장한 청년이 되어 와서 매번 놀랐다"며 "반복되는 수술과 재발은 신체적으로도 고되지만, 사실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동호 씨가 힘든 치료 과정을 이겨내고 턱걸이 챔피언까지 돼 진심으로 고맙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병을 극복한 환우들의 투병기를 통해 희망을 나누는 '리얼스토리-희망을 나눕니다' 캠페인을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은 서울아산병원 유튜브, 인스타그램, 뉴스룸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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