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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8일 12:44 김호빈 기자

LG전자, LG사이언스파크 열 식히는 "HVAC 솔루션" 첫 공개

칠러는 물을 차갑게 만드는 장치다. 칠러 안에서는 냉매가 압축·응축·팽창·증발의 4단계 냉동 사이클을 거치며 물을 차갑게 만든다. 윙 소리는 냉매가 물을 차갑게 만드는 첫 단계인 '압축' 시 나는 소리다. 이렇게 차가워진 물은 건물 내부를 순환하며 열교환기를 통해 시원한 공기를 공급한다. 냉기를 공급하고 열기를 흡수한 물은 칠러로 돌아와 냉매로 인해 다시 차가워진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칠러를 비롯해 공기조화기(AHU), 터미널 유닛(ATU), 빌딩 관리 시스템(BMS) 등이 설치돼 있다. 칠러에서 차가운 물을 생산하고 AHU와 ATU를 통해 공기를 정화·제어하며 BMS로 건물 전체를 스마트하게 제어하는 구조다. 이 같은 HVAC 통합 솔루션은 축구장 약 25개 크기의 LG사이언스파크 부지 냉난방을 책임진다.

LG전자는 이날 LG사이언스파크의 냉난방을 책임지는 HVAC 솔루션을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전자, 화학, 바이오, 소프트웨어, 통신 등이 모인 종합 연구단지다. 축구장 약 25개 크기인 17만 여㎡(약 5만3000평) 부지에 건설된 26개 연구동으로 이뤄졌다.

메인 기계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제품은 데이터센터에 널리 사용되는 터보 칠러였다. 이 제품은 고성능 터보 압축기를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중대형 빌딩, 상업 시설, 산업 시설 등 대규모 공간에 적합하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 생산할 수 있다.

LG전자 터보 칠러는 고효율 2단 압축 싸이클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 KS인증 기준 냉난방성능계수(COP)는 6.25를 기록했다. 또 친환경 냉매인 R-134a를 사용한다. 국내 최초 미국 냉동공조협회 AHRI 인증, 북미 ETL 안전인증 등을 받았다.

터보 칠러의 맞은편에는 가로 6.8미터, 세로 4.5미터, 높이 4미터 크기의 흡수식 칠러 3대가 있었다. 범고래의 평균 크기(6미터)와 비슷한 크기다.

흡수식 칠러도 대형 건물의 냉방을 위해 사용한다. 지역난방에서 발생한 폐열이나 중온수를 열원으로 사용해 냉매를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다른 칠러보다 전기 사용량이 적고 탄소 저감 효과가 뛰어나다. 인버터 제어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은 국내 최고 수준인 COP 0.7이다. 고효율 기자재 인증도 받았다.

스크류 칠러 2대도 모습을 드러냈다. 중대형 건물에 적합한 스크류 칠러는 스크류 압축기 내 두 개의 나사형 로터가 냉매를 압축해 물을 차갑게 만든다. 타사 제품보다 중량을 최대 29%, 설치 면적을 최대 36% 줄여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스크류 칠러는 비교적 저렴한 심야 시간대 전기를 활용해 물을 얼리고 다음날 이를 냉열원으로 사용해 전력 절감에 효과적이다.

칠러에서 생성된 차가운 물은 배관을 통해 AHU로 전달된다. AHU는 건물 안의 공기를 깨끗하고 쾌적하게 관리하는 장치다. 온습도 조절과 공기 순환, 공기 정화 등의 기능을 한다. 냉방의 경우 칠러에서 생성된 차가운 물이 AHU 내부의 열교환기를 통해 건물 내부 공기의 열을 흡수해 공기를 냉각시킨다.

이렇게 냉각된 공기는 건물 내 각 공간으로 분배된다. 이때 공간의 특성과 환경에 따라 공기의 양과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ATU을 거치게 된다. ATU는 회의실, 실험실, 공용공간 등 다양한 공간에 맞춰 바람의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며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다.

LG사이언스파크의 공기를 관리하는 복합 공조 장치는 LG전자의 BMS를 통해 운영된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AI 기반의 스마트 빌딩 솔루션 LG 비콘클라우드 플랫폼이 적용돼 있다. 이 플랫폼은 HVAC 제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건물 내 온도와 전력 사용량을 분석한다. 자동 제어를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도 줄인다.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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