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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8일 16:52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비자 허들 열었더니..상반기 中 찾은 외국인 관광객 급증

한국을 포함한 주요 관광상대국들을 대상으로 비자 허들을 크게 낮춘 중국의 전략이 먹혀드는 분위기다. 상반기 해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며 내수 부진에 신음하는 중국 경제에 단비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중국 현지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하이는 약 260만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8% 늘어난 숫자다. 상하이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도시다. 한국과 일본, 미국, 태국, 러시아 순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다.

무비자가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 상하이를 찾은 260만명 중 무비자로 입국한 관광객은 140만명이었는데, 이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3배가 넘는 인원이었다. 무비자 정책이 관광객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기간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을 통해서만 무려 237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입국했다.

베이징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확인됐다. 상반기 중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149만명의 관광객이 베이징을 찾았는데, 무비자로 입국한 사람이 84만명에 달했다. 이 역시 지난해의 두 배다. 남서부 대도시 청두(성도)에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20% 늘어난 28만7000명이 무비자로 입국했다.

원래 대부분 주요국가를 대상으로 무비자를 시행 중이었던 하이난섬 방문객도 덩달아 늘었다. 하이난의 상반기 외국인 방문은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66만3000건이었다. 이 중 89%가 무비자였다.

관광객 유치는 내수부진에 신음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힘을 주고 있는 분야다. 중국 최대 여행애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씨트립 량젠쑹 회장은 상하이 한 지역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 인바운드 관광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70~80%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 안에 100% 회복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무비자 정책이 큰 동력이 됐다. 중국 비자는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와 비자발급 비용 등으로 관광객들의 방문 결정에 상당한 걸림돌로 지적받아 왔다.

중국 정부는 2023년 1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에, 7월 브루나이와 싱가포르 등에 15일 무비자를 발표했다. 2024년엔 거의 두세달 건너 한 번 꼴로 무비자를 확대했다. 싱가포르와 태국, 오스트리아 등 유럽 5개국, 조지아, 호주, 그리스 등이 무비자 대상국이 됐다. 11월엔 한국까지 무비자 대상에 포함시켰고 올 들어서는 30일로 기한도 늘렸다.

중국 정부로선 일거양득이다. 무비자 정책을 통해 관광객 숫자가 늘어나는 한편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상대국들에게 우호의 메시지까지 보낼 수 있다. 중국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 한국에서도 실제로 비자 면제 직후인 지난 1분기(1~3월)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인천공항 출국 건수 기준으로 중국향 출국이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중국 정부의 무비자 정책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관광 대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부에서 나온다. 량 회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관광 산업 상 병목들이 적잖다"며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짧으면 10년, 길면 20년 안에 중국 인바운드 관광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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