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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9일 13:14 성시호 기자

李대통령 "사이버보안 정책 정비…기업엔 정부가 책임감을"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정보보호의 날을 맞아 사이버보안 정책·제도를 정비하고 기업에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한 '정보보안 이정표'를 수립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대독한 축사로 "우리는 인공지능(AI) 대전환이란 거대한 변혁 앞에 서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AI와 디지털의 발전과 함께 사이버 보안 강화라는 절박하고도 실체적인 도전에 직면했다"며 "한 번의 사이버 공격에도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고 기업의 존립이 위협받으며 국가의 핵심 인프라가 마비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민관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사이버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선부터 사이버보안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기업이 책임감 있게 보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올바른 정보보안 이정표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사이버 공격에도 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기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굳건한 사이버 복원력을 키워 나가겠다"며 "보안에 취약한 지역과 중소기업의 정보보호 수준을 높여 국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안심할 수 있는 사이버 환경을 조성하고 이에 필요한 보안 인재도 적극 육성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정보보호 산업이 국가안보를 지탱하고 국가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나란히 영상축사를 보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SK텔레콤 해킹사태와 외식업계 개인정보 노출사고 등 디지털 위협이 사회 전반을 위협하는 국가적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다"며 "국회는 정부·산업계·학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보보호의 날은 2012년부터 매년 7월 둘째 주 수요일로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2009년 디도스(DDoS) 대란을 계기로 사이버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정보보호를 생활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가정보원·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올해 기념식은 'AI시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안심국가 구현'을 주제로 △기조연설 △장관 표창 시상 △국민 대표단 릴레이 비전선언 △정보보호 우수제품 전시회 등이 진행됐다.

이날 기조연설자들은 AI 확산 추세에 맞춘 국제협력과 정보보호를 강조했다.

마두 고투무칼라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 청장대행은 "동맹국들과 '시큐어 바이 디자인(정보보호반영설계)' 원칙에 기반한 AI보안 모범사례와 지침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백서를 공동 발간해 뜻깊다"고 말했다.

웬디 휘트모어 팔로알토네트웍스 최고보안정보책임자(CSIO)는 "AI의 도움으로 위협행위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해지고 많은 지식을 갖추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AI를 보유한 공격자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AI를 보유한 방어자"라고 지적했다.

마크 라일랜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보안 디렉터는 "현재로선 AI 덕분에 위협행위자들보다 방어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얻고 있다"며 "하지만 누구도 이런 상황이 반드시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진 못한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기술로 현행 정보보호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의견도 내놨다. 천정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크립토랩 대표)는 "동형암호는 암호화 데이터를 복호화하지 않고 검색·분석 등 연산을 처리하는 기술"이라며 "공격은 막지 못해도 피해는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7월 둘째 주를 '정보보호 주간 UNITE'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사이버보안협력네트워크(CAMP) 10주년 기념식 △랜섬웨어 레질리언스 콘퍼런스 △코드게이트 해킹방어대회 △정보보호 루키 밋업데이 등을 개최한다. KISA는 이달 중 국민 참여형 행사를 주관한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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