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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9일 16:30 조준영 기자

검찰개혁 4법에…"지금보다 개악" vs "이제는 바꿔야"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국가수사위원회를 신설하는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두고 국회 공청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를 열고 법조계와 학계 인사들의 진술을 청취했다. 이날 공청회에 출석한 진술인들은 검찰권 남용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수사·기소 분리'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견해차를 보였다.

'검찰개혁 4법'의 핵심은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고 기소 전담기관인 공소청으로 재편하는 동시에 중수청에 중대범죄 수사를 맡기고, 국가수사위원회를 통해 수사기관들을 통제·조정하는 구조다.

반대 측 "수사통제 위해 탄생한 검찰…'정치검찰'이 '정치경찰' 될 것"

첫 진술자로 나선 장애인권법센터의 김예원 변호사는 검찰제도가 직접수사가 아닌 수사통제를 위해 탄생했다며 보완수사를 포함한 검찰의 모든 수사권을 빼앗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기소만 남기는 구조는 기소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며 공소유지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피해자에게 중요한 것은 단지 기소가 아니라 그 기소가 유죄판결로 이어져 실질적 처벌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송치받은 후 이를 검토하고 필요시 보완수사하는 것은 제대로 된 기소를 위해 자연스럽게 수행돼야 할 업무"라며 "검찰의 인지수사권은 뺏고 수사통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혼란이 줄고 (중수청 등) 거대조직을 만드는 데 드는 혈세도 방지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MK파트너스의 김종민 변호사도 반대 입장을 내놨다. 김 변호사는 "(개정안대로) 가면 국가수사위원회가 직접적으로 (수사기관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고 위원회를 통해 모든 수사기관을 장악할 수 있어 훨씬 개악된 형태의 수사구조가 된다"며 "수사가 매우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객관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문제의 근본원인은 인사권을 수단으로 검찰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한 정치권력에 있다"며 "검찰을 폐지하고 중수청을 신설해도 이들의 인사권을 대통령 등 집권 정치권력이 장악하는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정치검찰'이 '정치경찰'로 바뀔 뿐 변하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찬성 측 "수사기소 전면 분리해야… 국가수사위원회가 경찰견제"

반면 법무법인 가로수의 김필성 변호사는 수사와 기소의 전면 분리를 강조하며 "검찰정권이라 불러도 무방할 윤석열 정권이 내란이라는 최악의 방식으로 몰락하면서 이제는 모든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고 검찰은 공소제기, 공소유지권만 갖도록 하는 수사구조개혁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해질 경찰권 견제는 검찰 대신 국가수사위원회에 맡기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수사권을 경찰에 집중하는 수사구조 개혁에 대해 수사의 비효율성, 경찰권한의 비대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국가수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수사 적정성 통제를 위한 여러 제도와 기구들을 마련하는 것은 이런 우려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 취지를 고려할 때 공소청에 직접수사권을 허용할 필요는 없다"며 "공소제기 및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보완하기 위한 행정조사 수준의 필요한 조사는 허용하되 법률로서 조사의 범위와 한계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수사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다소 광범위하다며 위원회 기능을 수사기관들의 수사에 대한 불복 민원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쟁점을 토대로 이후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검찰개혁 관련 법안들에 대한 심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피해자 보호대책, 수사기관 간 책임 경합, 인사개혁, 수사통제 장치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세부안이 도출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추석 전 입법을 목표로 당 차원에서 검찰개혁 TF를 꾸려 속도전에 나설 방침이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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