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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9일 14:08 이영민 기자

재난청 인력 33% 줄인 트럼프, "텍사스 홍수" 이후 "논의 회피"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텍사스 홍수 실종자가 최소 173명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중 가장 큰 피해를 본 커 카운티에서 최소 161명이 실종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어린이 30명 등 최소 111명으로 집계됐다.

텍사스 주정부에서 실종자 수를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벗 주지사는 홍수가 발생한 지난 4일 이후로는 새롭게 구조된 생존자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대가 잔해 속에서 시신을 수색하면 사망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애벗 주지사는 "지금 가장 중요한 임무는 홍수 피해를 본 모든 사람을 찾는 것"이라며 "모든 시신을 수습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이번 사태의 모든 측면을 점검하겠다"며 "홍수 발생 가능성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범람한 강물이 30피트(9.1m) 높이의 '쓰나미 벽'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 3일 늦은 오후부터 텍사스주 중남부 지역 곳곳에서 시작됐다. 4시간 만에 약 250~38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4일 새벽 과달루페 강 수위가 불과 45분 만에 8m나 치솟으며 '돌발 홍수'가 발생했다. 이에 이날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강 인근에서 휴가를 즐기던 시민과 청소년 캠프 참가자 다수가 목숨을 잃었다. 특히 범람한 과달루페 강변에 위치한 '캠프 미스틱'에 참가한 어린이 750명 중 27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컸다.

홍수 피해가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상청 인력 감축과 연방재난관리청(FEMA·재난청) 폐지 등 재난 대응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으로 인력이 3분의 2로 줄어든 재난청이 이번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현직 재난청 직원과 재난 전문가 6명은 매체에 재난청이 대응·수색 구조 활동을 조정하는 팀을 배치하는 데 이전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재난청 내부 보고에 따르면 재난청은 피해 지역에 수색 구조대 약 70명과 대응팀 12명을 배치했다. 이는 지난 7일까지 1750명 넘는 구조 인력과 975대 이상의 차량·장비를 배치한 주정부 대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NYT는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재난청이 신속하게 인력을 배치했다고 칭찬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난청이 신속하게 자금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면서 "연방 정부가 이런 재난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주 정부가 관리한다. 우리는 현장에 가서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번 상황에서도 바로 그렇게 했다"고 강조했다.

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기존 재난청의 서류 작업을 간소화하고 있다"며 "마치 당신이 생각하는 재난청 운영 방식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노엠 장관의 재난청 간소화 관련 발언에 답하지 않았으며 내각회의 2시간 동안 재난청 축소 계획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주장했던 재난청 축소나 폐지 논의를 회피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매체는 "몇 주 전까지 재난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주 단위로 축소하고 싶다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재난 이후 신속하고 강력한 연방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뉴저지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취재진이 여전히 재난청을 폐지할 계획인지 묻자 "나중에 논의할 문제"라며 "지금은 그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으니 그대로 두자"고 답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재난청 폐지 계획에 관한 질문에 "대통령은 미국 시민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필요한 것을 항상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자 한다"며 "그 지원이 주정부에서 오든 연방정부에서 오든 이는 계속될 정책 논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항상 주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아니 그 이상을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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