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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6일 15:37 민동훈 기자

이진숙 "자녀 유학 송구, 논문 표절 오해"…김영훈 "김정은 주적 맞아"

여야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3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과 도덕성, 자질 등을 두고 격돌했다.

국회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이진숙 후보자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3인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소관 상임위원회 주관으로 실시했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진숙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불거진 논문 관련 의혹에 대한 사과 의향을 묻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혹이 생긴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문 표절·편취 사실은 모두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30여년간 학자적 양심에 따라 학문의 진실성을 탐구했고, 제자를 양성했다"며 "대부분의 연구가 학생이 학위논문을 하기 전 제가 국가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구 책임자로 수행한 연구"라고 했다. 또 "논문이 쌓이면 자료도 겹치고 유사 자료가 겹칠 때마다 유사도도 높아진다"며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했다.

자녀 조기 유학 논란에 대해선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2001년부터 1년간 미국에 방문 연구원을 간 것을 계기로 큰아이가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했다. 부모의 마음으로 떼어 놓기 힘들어서 말렸지만 워낙 의지가 강해서 이기지 못하고 아이의 청을 들어줬다"고 했다. 둘째 딸이 중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유학 간 것이 초·중등교육법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게 불법인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했다.

정성호 후보자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선 '검찰 개혁' '이재명 대통령 연루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여부' '조국 전 의원에 대한 사면 건의' 등이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완결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 후보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의 분산, 수사기관 간 견제를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거스를 수 없는 개혁 방향"이라고 했다.

현재 재판 중인 이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등과 관련해 '공소 취소 지시를 할 계획이 있냐'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정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이 공소 취소와 같은 사안에 대해 지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고 답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조국 전 대표의 사면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사면·복권 등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이) 대통령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출신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환경노동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선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주 4.5일제 추진 등이 쟁점으로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노란봉투법 재추진과 관련한 질의에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과 극한투쟁의 악순환을 끊는 대화 촉진법이고 격차 해소법"이라며 "장관이 되면 곧바로 당정 협의 등을 통해 개혁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앞서 윤석열정부는 민주당이 통과시킨 노란봉투법에 두 차례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바 있다.

주 4.5일제와 관련해선 "가능한 곳부터 시범사업을 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반드시 올해 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도 시작부터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진숙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료 미제출과 인사청문회 증인·참고인 미채택 등에 대한 거센 항의를 쏟아냈다.

야당 간사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자녀 유학비 지급 내용, 즉 기숙사비나 생활비 등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다. 미성년자인 학생 아이들의 개인정보도 아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고발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이것도 못 내는데, 정말 뭔가 숨길 게 있어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제출 요구된 427건 자료 중 19건만 제출하지 않았다고 전하며 "통계상 95.6%의 자료를 제출했다. 역대 후보 중 가장 높은 제출률로 칭찬해주고 싶다"고 엄호에 나서기도 했다.

김영훈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선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인지'를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방북을 시도한 점과 이듬해 민주노총 위원장을 맡으며 노동자 통일 골든벨 행사를 열고 북한 체제 선전용 주장을 문제로 제출한 점을 문제 삼았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부 장관이 저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 북한 노동당 남한 지부가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북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이에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민생이 백척간두에 서 있는 중요한 시기에 고용부 장관 인사청문회장을 부처와 관계도 없는 철 지난 색깔 논쟁의 장으로 전락시킨 국민의힘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오후 속개된 인사청문회에 복귀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향해 '그래서 주적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김정은은 주적이냐'고 재차 따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김정은은 정상회담을 한 주체이고 우리 국민을 위협한다면 주적이다. 나라든 세력이든 우리 국민을 위태롭게 한다면 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4일 차인 17일 국회는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 18일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다. 이밖에 오영준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18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21일에 인사청문을 실시한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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