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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7일 10:00 윤세미 기자

"평년의 4배" 역대 최대 관세수입…미국, 트럼프 떠나도 관세 남을라

블룸버그와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수입은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10% 기본관세와 25% 자동차 품목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6월엔 272억달러(약 38조8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평균 대비 4배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관세 수입은 총 896억달러로 집계됐다. 기본관세로 177억달러 이상, 자동차 관세로 107억달러 이상의 세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1일부터 새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다면 관세 수입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기존에 무역합의를 이룬 3개 나라들도 모두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내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미국으로 엄청난 관세 수입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 달 안에는 극도로 강한 수준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10년 동안 트럼프 정책으로 늘어날 관세 수입이 2조8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총 세수의 약 4%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이는 과소평가 됐다는 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지적이다. 그는 올해에만 관세 수입이 3000억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기록한 미국 재정적자의 약 17%를 메울 수 있는 수준이다.

당초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지렛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안정적인 재원으로 자리 잡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강행할 명분이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봐도 물러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의약품, 반도체 등에 추가 품목 관세를 예고했고, 각국과의 무역 합의에서도 상호관세를 대폭 낮추지 않았다. 예컨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와의 합의를 보면 미국은 각각 20%, 19%의 고율 관세를 유지하면서 상대국엔 미국산 제품에 무관세를 적용하도록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향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정 충격을 우려해 관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BO는 10년 동안 세수 전망으로 소득세 36조8000억달러, 급여세 22조달러, 법인세 4조7000억달러를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2조80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폐지하는 건 법인세율을 40% 인하하는 것과 맞먹는 충격을 재정에 초래할 수 있단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그레스 이프 수석 경제 논설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상호관세 유예를 두고 시장에선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언제나 겁을 먹고 물러선다)'라는 신조어가 나왔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 기본관세와 함께 품목 관세를 추가해왔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 없이도 이미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단 평가다.

다만 이프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서 승자가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미국이 승자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가 시장이나 교역 상대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결국 미국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하리란 이유에서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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