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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7일 15:24 유엄식 기자

쇄신 절실한 롯데.."10년 뒤 경영환경 예측" 주문한 신동빈, 왜?

"CEO(최고경영자)는 5년, 10년 뒤의 경영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현재와 3년 뒤에 해야 할 일을 계획해야 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6~17일 롯데인재개발원 경기 오산캠퍼스에서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한 '2025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경영진에게 강도 높은 혁신과 브랜드 가치 제고 방안을 독려하며 이같이 밝혔다. 위기 극복과 실적 반등을 위해 그룹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미래 예측에 기반한 전략 수립과 신속한 실행력 확보를 주문한 것이다.

롯데그룹 VCM은 1년에 2번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 및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모여 그룹 경영 방침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신 회장은 우선 'PEST' 관점 경영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PEST란 기업의 외부 환경을 정치적(Political)·경제적(Economic)·사회적(Social)·기술적(Technological) 요소 중심으로 분석하는 도구로, 거시적 환경 요인들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다.

신 회장은 "기업 경영에 있어 치명적인 잘못은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문제를 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인재와 기술을 함께 준비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사상 첫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VCM은 시종일관 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그룹 실적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주요 경영지표 개선을 위한 선결 과제로 핵심사업에 대한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모든 CEO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현재 사업군별로 추진 중인 전략을 속도감있게 실행해줄 것을 지시하면서, 구체적으로 화학군은 신속한 사업 체질 개선을, 식품군은 핵심 제품의 브랜드 강화를, 유통군은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추가로 요청했다.

신 회장은 "브랜드는 우리 사업 경쟁력의 근간이자, 오랜 기간 축적해온 중요한 가치"라고 브랜드 관리 중요성을 역설한 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의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성과 중심의 인사체계가 정착돼야 한다"면서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장려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인공지능)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에게 리스크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실패와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 VCM에서 상반기 실적을 돌아보고 하반기 운영 방침을 공유했다. 구체적으로 '브랜드, 소비자를 움직이는 힘'이란 주제의 외부 강연을 듣고, 식품·유통·화학 등 각 사업군 총괄대표들이 경쟁력 강화 전략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이어갔다. 아울러 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 방안, 롯데벤처스가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에 대해서도 각각 발표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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