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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7일 16:03 김온유|이현수|민수정 기자|기자|

재난 방불케 하는 400㎜ 역대급 "집중호우"…마을까지 삼켰다

이틀째 계속되는 400㎜ 극한 호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주택 절반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고 차량이 침수되는 등 전국이 마비됐다.

17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총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 419.5㎜ △충남 홍성 411.4㎜ △충남 당진 376.5㎜ △세종 324.5㎜ △충북 청주 276㎜ △경기 평택 262㎜ 등이다.

이같은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4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서산의 석남동 인근 도로에서 차량이 침수돼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오전 7시11분쯤에는 서산 청지천 인근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80대 남성이 하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12시까지 서산의 누적 강수량은 438.5㎜에 달했다. 1968년 서산 기상관측 이래 하루 기준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1999년 8월2일 274.5㎜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이외에도 충남 당진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80대 남성이 오후 12시쯤 침수된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엔 경기 오산에서 옹벽이 붕괴돼 지나가던 차량 1대가 매몰됐고 탑승했던 운전자가 사망했다.

전국 곳곳이 침수됐다. 호우 경보가 내려진 대구 북구 노곡동에선 주택 절반 가량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고 차량 여러 대가 침수됐다.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 기준 도로침수 87건, 건물 침수 136건 등 총 136건의 폭우 피해가 신고됐다.

충남 아산에선 갑작스러운 폭우에 곡교천이 범람했다. 이에 곡교천에 접한 석정리 마을 일부가 물에 잠기고, 천변 주차장에 주차됐던 차량들이 침수되거나 물에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곡교천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가 위치한 아산디스플레이시티 근처다. 다만 아산디스플레이시티에서는 이번 폭우로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대피자도 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3개 시도 5개 시군에서 313세대 1070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중 미귀가자는 287세대 1041명이다. 이들은 마을회관, 경로당, 학교, 공공시설 등 임시주거시설로 대피했다. 31개 항로에서 39척의 여객선과 전국 곳곳에 있는 지하차도, 도로, 하천변 등이 통제됐다.

이에 정부는 풍수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3단계로 격상해 대응 중이다. 이미 300∼400㎜ 수준의 비가 내린 상황에서 오는 20일까지 최대 300㎜의 추가 강수가 예보되면서다. 신속한 통제와 선제적인 대피에 중점을 두고 정부는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총력 대응한단 계획이다.

김민재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정부는 집중호우 상황에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집중호우 시 외출을 삼가고, 저지대·하천변·산사태 위험지역 등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접근을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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