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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23일 14:07 임찬영 기자

日 관세율 낮춰준 미국... 국내 車 업계 기대감·우려 공존

미국이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품목 추가 관세를 당초보다 낮춰주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일본처럼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면 대미 수출 부담을 덜 수 있겠지만 협상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지금보다 타격이 더 클 수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미국의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가 15%라고 밝혔다. 미국이 기존에 예고했던 25%에서 10%P 낮아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관세도 절반인 12.5%로 하향 조정했다. 기본 세율 2.5%를 더하면 총 15% 수준에서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의 이같은 행보에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7.51%, 8.49% 상승했다. 미국이 일본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우호국의 추가 관세율을 잇달아 낮춰준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이들 국가와 비슷한 관세가 매겨진다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감소 우려도 줄어든다. 한국자동자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미 자동차 수출 물량은 36만4262대로 14%가량 감소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29만9324대로 16% 이상 수출량이 급감했다. 지난 4월부터 25%에 달하는 추가관세가 적용되면서 미국 법인에서 수출 물량 조정에 나서면서다. 미국 수출은 미국 법인이 한국 법인에 물량을 구매하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추가 관세로 인한 부담을 미국 법인이 져야 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된 게 아니라 불안한 건 여전하지만 희망을 갖고 있다"며 "일본 수준으로만 타협이 이뤄져도 하반기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지 않는 한 비슷한 수준으로 관세율을 낮추는 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일본은 협상을 위해 미국에 5500억달러(759조)를 투자하고 자동차, 쌀, 일부 농산물 시장 개방을 약속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관세가 확정되면 장기간 그 부담을 지속해야 한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55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하기로 한 게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성공하게 만든 것 같다"며 "한국도 그 정도 규모 투자를 해야만 협상이 가능할 텐데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관세를 낮추지 못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피해는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본 업체들이 관세율 차이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의 북미 최대 경쟁자 중 하나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위원은 "그간 미국 행정부가 보여줬던 우호적인 태도를 고려하면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관세율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면 일본 차량과 10%가량 가격 차이가 발생할 텐데, 국내 업체들이 이윤을 대폭 낮추든지 판매 감소를 감수하든지 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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