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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31일 23:30 류원혜 기자

"헝가리 유람선 참사" 유족, 여행사 상대 손배소…2심도 일부 승소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유족 9명이 사고 당시 패키지여행을 담당했던 국내 여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다만 사망자 1인당 위자료를 2억원으로 산정한 1심 판결을 1억2000만원으로 변경했다. 유족 한 명당 1억1400만~7억600만원이다. 1심에서 인정된 총 손해배상액은 29억8600만원에서 25억8500만원으로 4억원가량 줄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 발생 경위 △망인들 피해 △여행사 과실 정도 △사고 발생 이후 경과 △원고들이 크루즈선과 유람선의 각 선주로부터 이미 상당한 금액의 합의금을 수령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감액했다.

소송 비용은 1심 판결과 마찬가지로 원고들이 40%,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다.

앞서 2019년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호가 야경 투어를 하고 돌아오던 중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한 뒤 침몰했다. 크루즈선 선장은 허블레아니호를 무리하게 추월하려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한국인 승객 33명(관광객 30명·인솔자 1명·가이드 2명) 중 25명이 숨졌다. 헝가리 승무원 2명도 목숨을 잃었다.

유족들은 국내 여행사와 여행사의 이행 보조사였던 현지 여행사 '파노라마 덱'의 과실이 있다며 2021년 5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파노라마 덱은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운영하던 업체다.

재판 과정에서 국내 여행사 측은 "여행 계약에 따른 안전 배려 의무를 준수했다"며 "크루즈선의 무리한 추월 행위로 인한 사고 발생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국내 여행사와 현지 여행사의 과실을 인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여행 중에 발생 가능한 위험을 제거할 수단을 미리 강구해 전달하거나 현지 가이드가 사고 발생 위험성과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사전 교육할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또 현지 여행사가 유람선 최소 승무원 요건(선장 1명·선원 2명)을 지키지 않았고, 사고 당일 헝가리 5월 평균 강수량의 67%가 하루에 쏟아졌기 때문에 특별히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했는데 구명조끼 착용 조치를 하지 않는 등 과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성인인 망인들이 사고 당일 기상 상황을 고려해 스스로 주의할 수 있는 판단 능력이 있었던 점과 구명조끼를 요청해 착용하는 등 스스로 안전조치를 도모할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국내 여행사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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