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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01일 11:07 김종훈 기자

미국 CSIS "트럼프, 한미 정상회담 때 추가 압박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안으로 열릴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무역 협상과 방위비 분담 등 여러 현안을 두고 거세게 압박해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앤디 림 부소장은 31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게시한 리포트에서 이번 한미 무역협상에 대해 "두 동맹국 사이 관세 전쟁을 막는 모든 협상은 일단 좋은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이들은 한국 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안전기준을 완화하는 문제는 미국 측에 유리하게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안전기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했던 대표 사례 중 하나다.

또 이들은 "한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구매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조명하면서 "중요 쟁점은 쌀과 소고기인데 한국 측은 둘 다 양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 해제를 약속받았는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10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겠다고 한 것도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LNG 구매가 신규 수입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기존에 중동에서 수입하기로 한 물량을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바꾸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한 것인지도 정확히 서술되지 않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위치 기반 데이터 수출 문제를 포함한 한국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 규제 △환율 △중국 공급망 제한 등 다른 현안에 대한 협상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위치 기반 데이터 수출 문제는 고정밀 지리 정보의 해외 반출을 허락해달라는 구글의 요청을 한국 정부가 거절한 것을 가리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를 디지털 분야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지적한 바 있다.

차 석좌와 림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2주 뒤 이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하겠다고 말한 사실을 짚으면서 "양측은 정상회담을 통해 지금까지 합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백악관 회담은 무역 협정을 축하하는 자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으로부터 투자와 비관세 무역 장벽, 환율 문제 등에 대한 추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백악관 회담을)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정상은 무역과 관련 없는 다른 현안들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연 10억 달러(1조4000억원) 안팎에서 부담하고 있는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와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통해 2026년 한국 측 분담금을 1조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액수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에 무임승차한다면서 분담금을 100억 달러(14조원)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 석좌와 림 부소장은 일본 등과 같은 관세율로 합의한 한국 무역협상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한국이 상호관세와 자동차, 자동차 부품 관세를 각각 15%로 매듭지었음을 언급하면서 "일본과 유럽연합(EU) 협정을 고려할 때 15%보다 높은 관세율을 받는 것은 한국에 있어서 실패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반도체, 의약품 부문에서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짚으면서 "일본과 유사한 보장을 받았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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