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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07일 11:27 김종훈 기자

한국 15% 등 트럼프 "상호관세" 발효…"미국 가구당 330만원 피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4개월간 무역협상을 진행한 끝에 7일 0시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지한 대로 이날부터 세계 각국과 경제권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상호관세율은 10%~41%다. 미국과 교역에서 적자를 보는 몇 안 되는 사례에 속했던 영국, 호주는 관세율이 10%다.

미국과 교역 관계가 오래된 브라질은 상호관세 10%를 부과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까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정치 탄압을 받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40% 별도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이는 6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보는 국가들은 미국과 안보 관계가 얼마나 두텁느냐에 따라 세율이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강탈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던 EU(유럽연합), "고집스럽다"며 협상 태도를 꼬집었던 일본, "안보에 무임승차한다"며 비판했던 한국 모두 15% 세율을 적용받았다. 또 세 곳은 △EU 6000억 달러 △일본 5500억 달러 △한국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정했다.

상호관세율 25%를 통보받은 인도도 25% 추가 관세를 맞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제재 중인 러시아산 원유를 몰래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이득을 챙긴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자국 국익을 위한 행동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의 동아시아 내 주요 무역 상대인 대만은 아직 무역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20% 상호관세율을 통보받았다. 대만 현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파운드리기업 TSMC가 미국 인텔 지분을 인수하라고 요구했다는 등 협상에 관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피터 드레이퍼 국제무역연구소 이사는 더컨버세이션 기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부과한 관세를 평균을 내면 22.1%에 달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 압박하려는 곳은 이곳"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캄보디아 49% △미얀마 44% △태국 36% 등 상호관세를 예고했는데, 지난달 국경에서 무력충돌하다 트럼프 행정부 중재로 휴전한 캄보디아, 태국은 협상을 통해 세율을 19%로 인하했다. 인도네시아도 지난 4월 32% 관세를 통보받았으나 합의를 통해 19%로 낮췄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이번 트럼프 행정부 관세가 단기적으로 미국 내 물가를 1.8% 상승시키며, 이로 인해 올해 기준 가구당 평균 2400달러(330만원)의 소득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지난 1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신발, 의류 가격이 각각 40%, 38%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실질 GDP를 기준으로 한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0.5%포인트씩 감소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0.4%포인트씩 성장률이 깎일 것이라고 했다.

드레이퍼 이사는 "많은 미국업체들이 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재고 확보를 서둘렀다"며 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부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향을 바꿔 관세를 페지하거나 낮추기를 바라면서 고객에게 (관세) 비용을 전가하지 않고 감수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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