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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11일 11:17 이영민 기자

미·러·우 정상회담 가능성 있나? 밴스 "추진 중…트럼프, 푸틴 설득"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패싱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하는 3자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JD 밴스 미 부통령이 밝혔다. 유럽연합(EU)은 미·러 합의에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또한 배제돼서는 안 된다며 대응 논의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전에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백악관은 세 정상의 회담 일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난관 중 하나는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절대 마주 앉지 않겠다고 했던 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입장을 바꾸게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종전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3자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밴스 부통령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재차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미·러 회담 소식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또 미국 측과 진행한 긴급회의에서 "어떤 조치보다 휴전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영토는 오직 '상호적' 방식으로만 교환될 수 있다"는 원칙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현지 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종전에 대한 논의, 특히 영토 양보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진행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1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은 미·러 협상에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도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러 합의를 앞두고 대응 논의를 위해 11일 외무장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며 "미국과 러시아 간의 어떤 합의도 우크라이나와 EU가 포함돼야 하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의 안보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할 수 있고 정의로운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국제법은 명확하다"며 "모든 임시 점령지는 우크라이나에 속한다"고 말해 우크라이나의 일방적 영토 양보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대서양 동맹, 그리고 유럽에 대한 추가 침략의 발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넘겨주면 휴전하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러시아는 현재 루한스크를 거의 장악했고 도네츠크도 대부분을 점령 중이지만 일부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전투를 중단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으나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일방적 영토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러 회담 일정을 발표하며 양측이 협상 조건으로 "일부 영토를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관해 "우크라이나인들은 점령자에게 땅을 선물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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