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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11일 15:01 조준영 기자

무고한 한 사람 찾아내는 보완수사…검찰개혁으로 사라질까 우려

경찰이 송치한 기록에만 의존했다면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어려운 사건이 있다. 지난달 검찰이 기소한 '지적장애인 물고문·갈취 사건'이 대표적이다. 피해자는 공범으로 몰려 법정에 설 뻔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가해자들은 실제 저지른 죄에 부합하는 죄명으로 구속기소됐다.

매달 발표되는 검찰 형사부 우수사례에도 보완수사로 무고한 사람을 구제하거나 진범을 찾아낸 사건들이 적지 않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피의자 A씨의 단독범행으로 송치된 위치추적장치 불법 부착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해 건설업체 대표가 경쟁업체 거래처를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을 교사한 사실을 밝혀내 지난 6월 피의자들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A씨가 피해차량 위치를 추적할 이유가 불분명한 점을 고려해 이를 의뢰한 배후가 있을 것이라 판단, 사건을 파헤친 결과 범행이 약 3년4개월간 이뤄졌고 추가피해자도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처럼 보완수사는 송치기록만으로 피의자에 대한 기소여부 판단이 어려울 때 추가 증거 확보, 현장 재조사, 피해자·참고인 재면담 등을 거쳐 기소판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보완수사 과정에서 발부된 구속영장이 주범의 입을 열어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는 분기점이 되기도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개혁으로 보완수사의 장점이 사라질까 우려한다. 검찰개혁안에는 보완수사권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송치사건에 문제가 있을 경우 경찰에 돌려보낼 수 있는 '보완수사요구권'만 인정하는 식이다. 보완'수사'도 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인 만큼 검찰에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것은 새정부가 공언한 수사·기소 분리에 맞지 않다는 취지다.

현장에선 보완수사는 기소판단을 위해 필요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처음부터 검찰이 수사를 벌이는 수사개시권과는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재경지검의 한 부부장 검사는 "수사권남용 논란은 검찰이 직접수사한 반부패, 정치사건들에서 불거졌지 보완수사에서 있었냐"며 "보완수사권이 사라진 이후 수사실무를 상상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특히 보완수사요구만 가능할 경우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핑퐁하듯 오가며 지연되는 일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이후 검찰과 경찰은 사건 관련해 서로 전화 한 통조차 할 수 없다"며 "기록을 넘길 때마다 사건번호도 바뀌고 책임자도 검찰에서 경찰, 경찰에서 검찰로 계속 바뀌면서 사건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지검 형사부에서 근무 중인 평검사도 "경찰에 3가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꼭 1~2가지만 보완해 다시 사건을 넘긴다"며 "경찰 입장에서는 나머지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러는 것일텐데 기소를 결정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다시 보완수사요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정 장관은 "검사가 기소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직접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수사지연은 물론 기소 사건의 선고결과에 대한 책임소재가 모호해지는 문제 등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어 (검찰의 보완수사권 인정 여부는) 국회에서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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