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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20일 16:35 배한님 기자

원자력株 이틀 연속 "뚝"…저가매수 유입에 낙폭 일부 줄여

국내 원자력주(珠)가 이틀 연속 큰 폭 하락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에 대규모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소식이 뒤늦게 확산되면서다. 원자력 빅2 기업은 장중 한 때 10% 넘게 하락했으나, 저가매수를 노린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거래일대비 2100원(3.53%) 하락한 5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400원(14.12%) 하락한 5만1100원까지 떨어졌으나, 저가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가 유입되면서 오전 11시경부터 일부 회복했다.

또 다른 원자력 빅2 기업인 현대건설은 2700원(4.39%) 하락한 5만8800원에 마무리했다. 현대건설도 이날 오전 10시40분 경 전 거래일 대비 7150원(11.63%) 하락한 5만4350원까지 떨어졌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일부 줄였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 외에도 한전산업(4.53%), 한전기술(4.43%), 한전KPS(2.21%) 등 체코 원전 수주에 참여했던 '팀코리아'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네이버 증권에 따르면 원자력발전 테마는 전 거래일 대비 2.16% 하락했다.

원자력주 약세는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한국전력(한전)이 원전 설계 기업인 미국 WEC에 거액의 로열티를 지불한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한수원과 한전은 WEC와의 IP(지식재산권) 분쟁 문제로 향후 SMR(소형원자력모듈) 독자 개발 및 수출 시 WEC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하고, 원전 1기당 1조원 넘는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로열티는 기술 사용료가 약 2500억원, 원전 관련 물품·용역 구매 계약 약 9000억원으로 구성됐다. 기술 사용료는 50년간 제공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체코 정부는 한수원을 원전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지만, WEC가 한수원이 자신들의 기술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계약이 미뤄졌다. 이에 더 이상 체코 원전 수주를 미룰 수 없었던 한수원은 WEC와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두고 체코 원전 수주 사업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WEC와의 계약이 추가 해외 추가 수주 사업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체코 원전 수주 참여 기업 전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수원·한전과 WEC의 합의문은 지난 1일 체결 당시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체코 원전 수주 이후 관련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투자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한국 원전의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컸던 상황에서 업종 투자 센티먼트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며 "또한 로열티 지불을 넘어서 한국 원전의 기술 주권 상실로 이어져 중장기 수출 가능성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SMR이 WEC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해야만 수출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달렸는데, 이는 한국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강조해 온 SMR 시장도 WEC에 종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여기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의 AI(인공지능) 버블론까지 원자력 섹터 하락을 부추겼다. 원자력 관련 투자심리는 끌어올린 것은 생성형 AI의 막대한 전력 수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자들이 AI에 과도하게 흥분해 있는 것은 사실이며, AI 기업들의 가치가 이미 통제 불능 수준이다"고 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에 설치할 수 있는 SMR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트먼의 발언이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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