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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6일 10:44 김지훈 기자

"3저 호황" 증시 불장 온다는데…개미는 장 열리자 4100억 팔았다

코스피지수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개인이 개장 한시간여만에 41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매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개인 매물을 흡수 중이다. 증권가에선 약 40년만에 3저(저환율·저유가·저금리) 호황이 예상된다며 증시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16일 오전 10시 10분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76% 오른 3433.16을 나타냈다. 장초반 코스피지수는 3434.13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5거래일 연속으로 새로 썼다. 개인이 4122억원 어치 매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73억원, 441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개장 직후 매도 우위였다가 이내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삼성전자(+1.31%), SK하이닉스(+3.63%), LG에너지솔루션(+0.42%),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3%), 삼성전자우(+0.89%), HD현대중공업(+1.30%), 현대차(+0.23%) 등이 상승세다. 미국발 기술주 강세가 국내 반도체주로 확산한 데 이어 증시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렸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이번주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낮추는 것이 기정사실화한 것도 위험자산 선호를 높였다. 달러 약세와 저금리, 저유가가 맞물리면서 외국인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화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재조정 가능성 등 중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일면서 주가를 지지했다. 아울러 정부는 주식양도세 이슈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정부는 주식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내리려던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50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KB증권은 국내 증시가 1975년 이후 다섯 번째 강세장이라며 현재의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3저 호황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저환율, 저유가, 저금리조합은 함께 나타나기 매우 어려운 조합"이라며 "달러가 약세인데 유가가 오르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고 경기가 좋은데 금리가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어려운 조합이 1986년 이후 40년 만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정책 (배당 분리과세 등)과 3저의 조합은 한국 증시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것"이라며 "향후 증시 약세장 (-20% 내외)을 만들 이슈는 인플레(물가 상승)이라고 생각하며, 지금 봤을 땐 이를 경계해야 할 시기는 내년 하반기쯤으로 본다"고 했다.

우호적 조건들이 겹치면서 미국주식시장에선 과거 닷컴버블 때와 같은 급등장이 펼쳐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2 닷컴버블은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올리면서 한국 주식 시장 상승을 이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에서 보험성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과거에도 보험성 인하 이후 미국 증시는 대체로 상승세가 지속됐다"라며 "AI(인공지능) 버블 우려에도 불구하고, 1999~2000년 닷컴버블 당시 S&P500 가치주 대비 성장주의 초과수익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AI를 중심으로 한 미국 주식시장 상승에 영향을 받아 한국 주식시장 강세도이어질 것"이라며 "경기 둔화 우려 속 버블 막바지에 투자자들은 실적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AI 인프라 기업에 관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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