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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6일 14:37 지영호 기자

비상장주식·조각투자 제도권으로...이르면 23일부터 인가절차 돌입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운영하던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제도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라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영업을 위한 전용 투자중개업 인가단위가 각각 신설된다. 최소 자기자본 요건은 60억원이며, 전문투자자만 대상으로 할 경우 30억원이면 가능하다. 다른 투자중개업과 달리 매매체결 전문인력은 1명, 전산전문인력은 8명의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샌드박스 운영 과정에서 거래 편의성과 투자자 보호의 균형을 위해 마련된 부가조건은 시행령·감독규정에 반영됐다. 우선 매수·매도 호가를 공개하고 가격이 일치하는 주문간 거래를 체결하는 프로세스를 갖도록 했다. 투자자에게 기업의 감사보고서 등 재무정보(비상장주식), 기초자산 운용현황·수익·수수료 등 정보(조각투자)를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것도 의무사항이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전문투자자 등 간의 거래를 원칙으로 하되 일반투자자도 보유한도 내 매도는 가능하도록 했다. 본인이나 특수관계인과 이해관계 있는 증권의 거래지원은 제한된다.

공매도 운영이나 특정 증권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분석 자료 제공, 투자게시판 등에 게재된 의견의 임의적 삭제·수정 등은 불건전 영업행위로 간주해 금지한다. 장외거래소는 거래대상 지정·해제 요건, 정기·수시·조회 공시기준, 불공정거래 예방·감시·조치 방법 등 세부적인 시장운영 기준을 마련해 금융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개정안 의결로 투자자 거래 편의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샌드박스 운영시 허용했던 '증권사 내 결제'를 '증권사 간 결제'도 가능하도록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다른 증권사 연계계좌를 사용하더라도 거래가 체결될 수 있어 거래편의와 유동성 집중으로 시장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그동안 사업자가 발행한 조각투자 증권만 중개를 허용했지만 앞으로 여러 조각투자사업자와 증권사가 발행한 조각투자 증권을 한 곳에서 거래하는 장외거래소가 등장할 수 있게 된다. 투자자가 조각투자 증권을 비교·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정부는 앞으로 성장성 있는 비상장기업의 주식 거래, 여러 기초자산을 쪼개 투자할 수 있는 조각투자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발행시장(Primary market)에 직접 참가하는 것보다 장외거래소 형태의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이 있는 경우에 보다 쉽게 투자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환금성 확대로 투자수요가 늘어나면 중소·벤처기업이 비상장 주식발행, 보유자산 유동화(조각투자를 이용한 매각) 등을 통해 보다 원활히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상장까지 오랜 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도 투자금 회수 시점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투자 여력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개정안은 오는 23~25일 중 공포·시행되며 곧바로 관련 인가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우선 증권플러스, 서울거래 등 샌드박스 사업자 2개사에 대한 인가심사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역시 예정대로 인가신청·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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