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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6일 19:54 전형주 기자

황의조 "불법촬영 2차 피해, 피해자가 유발"…월드컵 출전 희망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1-3부(부장판사 조정래 진현지 안희길)는 지난 4일 불법촬영 혐의로 기소된 황의조에 대해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의조는 상고하지 않고 항소심 판결을 수용했다. 검찰 역시 상고하지 않았다.

당초 불법 촬영 혐의 자체를 부정했던 황의조는 1심이 시작되자 돌연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입은 2차 피해에 대해서는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16일 KBS가 입수한 황의조 측 항소심 변론요지서에 따르면 황의조 측은 경찰 조사 당시 피해자의 신상 정보 일부를 노출한 것에 대해 "피해자 주변에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변호인은 "2차 피해 부분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으며, 현재까지 피해자에게 어떠한 2차 피해를 입히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의조 측은 오히려 피해자 측 변호인이 언론과 잦은 접촉으로 2차 피해를 유발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변호인은 "피해자 측 변호인이 자발적으로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피해자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피해자 변호인의 과도한 언론 노출로 인해 잊혀가던 피해자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피해가 가중되고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KBS에 "황의조가 제 연락처를 자기 형에게 주고, 제 신상정보를 세상에 유포했다. 저나 국민이 단체로 헛것을 봤나. 피해자가 피해자라는 말을 하는 게 셀프 2차 피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피해자 변호인의 활동이 2차 피해가 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변호인의 입장 표명은 피해자의 입장표명"이라며 "대체 피해자를 뭐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스스로 해가 된다는 말인데,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다치기 싫으면 닥치라는 말로 들려 끔찍하다"고 호소했다.

앞서 황의조는 항소이유서를 통해 '내년 북중미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싶다'며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축구 국가대표로서 국위선양에 기여했다며 "내년 북중미월드컵에 '대한민국 간판 스트라이커이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해 줘야 할 뿐 아니라 팀의 중심이자 기둥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황의조는 현재 국가대표 자격을 잠정 박탈당한 상태다. 황의조에게 유죄가 확정된 만큼 협회가 황의조의 국가대표 복귀를 승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운영 규정 제14조에 따르면 성폭력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선수는 영구제명 등 최고 수준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K리그에서도 뛸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 선수 등록 규정 제3장 9조 7항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인 선수는 선수 등록이 불가능하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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