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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7일 16:15 세종=김사무엘|김성은 기자|기자|

통상당국, 관세 협상에 "국익" 한 목소리…"밀고 당기는 과정"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은 밀고 당기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교착 국면에 있지만 합의점을 찾으면 빠르게 진전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큰 틀에서 관세협상에 합의했다. 그러나 대미 투자펀드 운용 방식과 관세 적용 시기 등 세부 사항에서는 이견이 남아 있다. 실무협상단은 지난 8일 미국을 방문해 상무부·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김 장관도 12일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14일 귀국했다. 현재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 쟁점은 대미 투자펀드 운용 방식이다.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투입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방식은 대출·보증 등 간접투자를 선호한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투자처에 지분투자 방식으로 직접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 투자 이익의 90%도 미국이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5500억달러 펀드를 45일 내 트럼프 대통령 지정 투자처에 투입하고 이익의 90%를 미국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그 대가로 일본의 자동차 관세는 27.5%에서 15%로 낮아졌다.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협상이 지연된다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제가 평소에 말은 조용히 하지만 (러트닉 장관과 협상할 때) 책상도 치고 서로 목소리가 올라가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쓴 '거래의 기술' 책을 세 번 봤다"며 "책에는 '네가 10을 얻고 싶으면 100을 요구하라'는 대목이 있다. 그런 과정들이 이번 협상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펀드 구조에 대해서도 "미국이 다 가져가는 부등한 형태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마스가(미국 조선업 재건) 1500억달러처럼 우리 기업 진출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일본도 5500억달러 펀드를 미국이 모두 가져가는 구조였다면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협상을 국익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관세 협상은) 실현 가능해야 하고 지속 가능해야 하고 우리 국익을 적절한 범위 내에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러가지 어려운 목표를 갖고 협상하고 있다. 당장은 진전이 없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대통령실에서 "협상 시한에 묶여 국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위 실장은 "언제쯤일지 말하기 어렵겠지만 타결이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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