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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7일 16:55 박미주|정심교 기자|기자

"지역의료 살리려면 "지역의사제·공공의대" 시급…의대 증원도 해야"

병원 전공의 수마저 줄며 지역의 의료 역량 악화가 우려되자 지역의사제, 공공의대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거나 지역 의료진에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전국 시도별, 전공과목별 올해 하반기 모집현황 자료를 보면 하반기 전공의를 모집했으나 합격자가 0명이고, 기존 전공의 포함 전체 전공의 수(임용대상자 수)도 0명인 사례가 39건에 이르렀다. 주로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필수 진료과인 경우가 많았다.

지역 필수과 전공의가 사라진다는 것은 지역·필수의료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지역 병원에서 전공의로 수련을 하고 전문의 자격증을 따야 지역에 남을 가능성이 높은데, 지역에 전공의 자체가 없다는 것은 지역에 의사가 남기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라 지역 의료 공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남 국장은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에서 의사 면허를 따고 수련을 하고 지역에 남을 것을 약속하고 뽑은 사람이 지역에서 계속 의료를 수행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의사제는 의사 양성 기간 학비를 지원하고 대신 10년 동안 의무적으로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공의대는 국가와 지자체가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하는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졸업 후 의료취약지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게 입학 조건이다.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 공급이 지역까지 충분히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전체적으로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며 "최소한 10년 이내에 연 1000명 이상은 추가로 의대 정원을 늘려야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고 지역·필수의료로 의사 인력이 더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를 확보하려면 지역사회에 애정이 많은 의대생을 뽑고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의대생 80%가 강남에서 살거나 경제적으로 잘 사는 상위층이라고 보면 된다"며 "지역사회에 애정을 가질 만한 의대생을 다양한 경로로 길러낼 입시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당장은 지역의료를 담당할 의사를 메꾸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지금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사에게 (지역 근무) 수당을 지급하고, 이곳저곳 분산된 지역 의사를 합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서울대·강원대·경북대·충북대병원 노조의 공동파업대회에서 "지역의료·공공의료 위기가 심각하고 인력 충원과 임금 등 노동조건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다"며 "정부는 2차 파업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역의료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신속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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